슬픈 예감은 현실로 이어졌다.
귀신의 등장이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 것이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극본 임성한, 연출 배한천 최준배)에서는 조나단(김민수 분)이 백야(박하나 분)와의 결혼식을 끝내고 어머니 서은하(이보희)의 병문안을 위해 병원을 찾은 가운데, 병원에서 건달들과 시비가 붙은 뒤 몸싸움을 하다 쓰러지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조나단은 병원에 있던 조직폭력배 일당과 로비에서 마주쳤고 '기생오라비' 같다는 비아냥에 욱해 시비가 붙었다. 이 과정에서 조나단은 건달이 휘두른 주먹에 쓰러지며 기둥과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의식을 잃은 듯한 모습이 그려졌다.
결혼 첫 날이고, 이제 막 새 신랑 신부가 된 부부였다. 백야는 바닥에 쓰러진 조나단을 안고 놀라 비명을 내질렀다. 죽은 듯 보이는 조나단의 허망한 눈빛 위에 앞으로 다시 고난의 길을 걷게 될 백야의 모습이 겹쳐진다.
'개연성 없는 전개'로 비판을 받는 임성한 작가이지만, 전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달 23일 방송에서 '드디어' 귀신이 출몰했다.
당시 방송에서 조나단은 일을 하러 가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 도중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귀신 혹은 환영을 봤다. 갑자기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어머니의 모습이 나타났고, 조나단은 놀라 앞에 앉은 동료들에게 "안 보이냐"고 소리쳤다.
곧 이는 조나단의 꿈임이 드러났지만, 바로 직전 대화했던 내용이 똑같이 반복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백야는 죽은 조나단 친모의 제사를 지내겠다고 밝혀 서은하와의 갈등을 예고한 바다.
'오로라공주'에서는 귀신이 나타나면 누군가 죽었다. 시청자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굳이 죽음이 아니더라도 임성한 월드에서 귀신은 무언가의 예시다. 재벌, 미신, 꿈, 생활 정보 등 비상식적이면서도 신비적인 요소로 가득찬 이 가족드라마의 끝은 어떻게 될까. 벌써부터 흥미 반, 두려움 반이다.
무사히 결혼식을 마친 상황에서 조나단의 사고는 전작 '오로라공주'에서 수많은 인물들을 줄초상으로 내몰았던 임성한 작가 특유의 스토리 전개를 떠올리게도 만든다. 백야를 사랑하는 화엄(강은탁)의 존재도 더 크게 부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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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백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