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는 스크린의 꽃이다. 그들이 빛날 때 영화도 살아난다. 개봉을 앞둔 두 편의 영화에서도 아름다운 20대 여배우 두 명을 만날 수 있다. 영화 '쎄시봉'(감독 김현석, 제작 제이필름)의 한효주와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감독 김석윤, 제작 청년필름, 이하 조선명탐정2)의 이연희가 그들이다.
# 한효주-이연희, 상큼한 홍일점
두 사람은 극중 홍일점이다. '쎄시봉'은 1960년대 후반 무교동 음악 감상실 쎄시봉을 배경으로 하는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 꿈에 대한 이야기다. 1970년대 포크 열풍의 주역인 트윈 폴리오의 탄생 비화에 감독의 상상력을 더했다. 실존인물인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를 비롯해 가상인물 오근태와 민자영이 극을 이끌고 간다. 그 중 한효주가 연기하는 민자영은 쎄시봉을 사로잡은 뮤즈로, 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조선명탐정2'의 이연희 역시 김명민과 오달수 사이에서 고군분투한다. '조선명탐정2'는 조선 경제를 어지럽히는 불량은괴 유통 사건을 쫓는 탐정 김민(김명민)과 그의 충실한 조력자 서필(오달수)의 이야기다. 이연희는 두 사람의 수사에 혼선을 주는 정체 불명의 여인 히사코 역을 맡았다. 평소엔 기방의 기녀로 살아가지만, 남장을 한 채 두 사람의 행적을 살피는 등 수상한 여인이다.
# 시대를 거스르는 신여성들
한효주의 민자영과 이연희의 히사코가 매력적인 데는 캐릭터의 힘도 있다. 둘다 당당한 여인들이다. 민자영은 마냥 착하지 않은 여자로 그려진다. 순진한 오근태(정우)를 상대로 엉뚱한 거짓말을 하는가 하면, 상대에게 먼저 스킨십을 하는 당돌함도 지니고 있다. 치마 길이를 단속하던 시절, 미니스커트를 고수하고 우아하게 담배를 입에 문다. 지금봐도 촌스럽지 않은 그의 스타일은 제인 버킨과 트위기를 모델로 삼았다.
히사코도 마찬가지다. 남장을 한 채 왜관을 돌아다니고, 노름판에 등장해 김민과 서필을 돕기도 한다. 가는 곳 마다 혼을 쏙 빼놓는 묘령의 여인이다. 위기의 상황에선 기지를 발휘하는 담력을 지녔고, 필요에 따라 직접 총을 쥐기도 한다. 첫 등장부터 마지막 퇴장까지 예사롭지 않다. 김명민과 오달수에 비해 이연희의 분량은 적은 편이지만, 존재감이 상당한 이유다.
# 찬란한 미모를 보는 즐거움
모든 것을 차치하고, 두 작품은 두 여배우의 미모를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한효주는 러닝타임 내내 '손에 잡히지 않는' 매력적인 여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효주가 극중 첫사랑의 상징으로 풋풋한 설렘을 준다면 이연희는 화려한 미모를 뽐낸다. 진한 화장을 한 채 화려한 기모노를 입고 등장하는 신에선 말 그대로 '시선 강탈자'다. 형광 주황색 아이섀도우가 어울리는 여성이 있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다.
한효주와 이연희의 행보는 계속된다. 한효주는 영화 '해어화'로, 이연희는 MBC 새 월화드라마 '화정'을 차기작으로 결정한 상태다. 그만큼 충무로와 안방극장에서 고루 사랑 받는 배우들이다. '쎄시봉'으로 대표작을 추가한 한효주와 '조선명탐정2'로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 이연희. 도약하는 20대 여배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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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필름, 청년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