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2015년 1월 대개편을 통해 새단장했지만, 방송 한 달을 맞은 현재 그 효과는 미미해 보인다. ‘광복 70년 미래 30년 100년의 드라마’라는 방송지표를 내건 KBS는 힐링과 소통, 지적호기심을 키워드로 총 25개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21개를 폐지, 8개를 리모델링했지만, 아직 뚜렷한 효과를 찾아볼 수는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대개편을 시작한 1월 1일 첫 방송된 ‘결혼이야기’는 방송 6주 만인 오는 12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당초 두 달여 방송기간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결혼이야기’는 실제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팩추얼 드라마로 감동과 재미를 안겼지만, 2~3%대 시청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달 2일 첫 선을 보인 3부작 ‘나비효과’는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꾸며지는, 예능과 교양을 접목시킨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상상력을 자극해 신선함을 안겼지만, 2%대 시청률로 종영했다.

윤상현 은지원 봉태규 허태희 현우 김재영 등의 멤버를 구성해 배우편으로 리모델링, 시즌2로 새출발한 ‘인간의 조건2’는 프로그램의 틀만 남겨두고 모든 것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새로운 구성을 보여 시청자에 신선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인간의 조건2’는 5~6%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즌1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인물의 극적이고 운명적인 순간을 드라마로 재연하고 토크로 인생사를 풀어보는 휴먼 프로그램 ‘인순이의 토크드라마 그대가 꽃’은 5일 첫방송했다. 인순이의 인간미 넘치는 진행과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인물들의 인생스토리는 따뜻한 감동을 전하며 최고 시청률 10%를 기록했다.
6일 정규편성 첫 방송을 시작한 ‘이웃집 찰스’는 한국에 적응하기 위한 외국인들의 노력과 삶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들의 고군분투를 본 MC들이 이들의 고민에 실질적인 대책안을 제시하는 구성을 더해 유익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11%대 시청률로 출발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 9%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7일 첫 방송된 ‘투명인간’은 강호동의 새 프로그램으로, 강호동 하하 정태호 김범수 강남 박성진 등이 직장인을 찾아가 웃음 대결을 펼치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하지만 탄탄한 고정 시청층을 가진 경쟁프로그램 MBC ‘라디오스타’와 맞붙어 시청률 고전 중이다. 2%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6부작으로 기획된 ‘작정하고 본방사수’는 8일 첫 방송됐다. ‘본방사수’는 TV보는 사람들의 TV라는 포맷으로, TV를 보는 시청자의 리얼한 반응을 담아내 공감대를 형성하고 웃음을 안긴다. 영국 채널4 ‘고글박스’를 한국 정서에 맞게 재가공한 이 프로그램은 KBS 프로그램 외에도 인기 있는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까지 끌어들여 대놓고 비평하는 과감함으로 관심을 모았다. 2회 방송을 앞둔 ‘본방사수’는 현재 3%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3부작 ‘나비효과’와 함께 금요일 신설된 ‘돌연변이 존’을 지키는 ‘스파이’는 지난 9일 첫방송 된 이후 꾸준히 호평 받고 있다. 연속 2회 방송되는 ‘스파이’는 전직 스파이이자 지금은 평범한 가정주부인 어머니가 국정원 소속인 아들을 포섭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임무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가족첩보드라마.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는 이스라엘 드라마 '마이스(MICE)'를 원작으로 해 탄탄한 전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7%대 시청률로 출발한 ‘스파이’는 꾸준히 시청률 하락곡선을 그리며 3%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문식, 심혜진, 박명수, 최정원, 민혁, 설현이 가상의 가족을 구성해 캄보디아 메찌레이 수상마을의 사람들과 이웃이 돼 생활하는 리얼 정착기 ‘용감한 가족’은 23일 첫 방송된 10부작 시즌제 예능프로그램으로, 역시 ‘돌연변이 존’을 지키고 있다. 6%대 시청률로 무난한 출발을 보였지만, 방송 한 회 만에 4%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예능국과 협력제작국, 교양문화국, 콘텐츠창의센터 등에서 1월 한달간 선보인 프로그램은 대체적으로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며 아쉬움을 가득 남기고 있다. 하지만 힐링과 소통, 지적호기심이라는 개편 키워드에 충실하게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KBS는 시청자와 함께 하고, 시청자를 위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끌고 가는 뚝심으로 창의적인 콘텐츠를 계속해서 공급 중이다.
2월에는 드라마국에서 새로운 드라마를 대거 선보인다. KBS표 정통 사극의 위엄을 다시 한 번 보여줄 1TV ‘징비록’, 뱀파이어 의사를 앞세워 의학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개척할 ‘블러드’, 시련을 극복해 나가는 청춘들의 성장, 또 혈연을 뛰어넘는 가족의 확장을 담아내며 주말극 명성을 이어갈 ‘파랑새의 집’, 여자 삼대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최근의 트렌드와 차별화를 꾀할 ‘착하지 않은 여자들’ 등이 오는 14일부터 차례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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