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힐링’ 김종국, 논란 알면서도 왜 군문제 얘기했을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2.03 12: 54

사실 어찌 보면 이야기를 하지 않고 피했어도 큰 차이가 없었을 터다. 가수 김종국이 자신에게 어찌 보면 억울할 수 있는 현역이 아닌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한 것에 대한 대중의 차가운 시선에 대해 입을 뗐다. 민감한 군대 문제에 대해 정면돌파를 했고, 여전히 이에 대한 시선은 엇갈리지만 그가 한 선택이 용기 있는 일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김종국은 지난 2일 방송된 SBS 토크쇼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오랫동안 따라다닌 공익근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군대가 부끄러운 단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는 그의 말, 척추측만증 때문에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지만 어떻게든 현역을 갔어야 했다는 후회 섞인 말들이 쏟아졌다.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가 군 복무 전, 그리고 지금까지도 예능프로그램에서 단단한 근육을 앞세워 소위 말하는 ‘힘쓰는’ 일에 능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생긴 오해였다. 예능에서는 훨훨 날아다니는데 왜 군대는 현역으로 가지 못했느냐는 어떻게 보면 억울할 법한 몰아세우는 시선이 존재한다. 김종국은 토크쇼에 출연을 했고, 가장 대중이 궁금할 법한, 그러나 이야기를 하든 안하든 비난의 중심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꺼냈다. 정면돌파였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방송에도 살짝 공개됐지만 김종국은 실제로 허리 통증을 달고 산다. 요즘에도 열심히 뛰어다니고 괴력을 발휘하지만 극한의 통증을 참기 위해 약을 복용한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는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우람한 몸집과 빼어난 건강미를 뽐내는 김종국이기에 공익근무는 그가 아프든 안 아프든 대중이 가지고 있는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이었을 수도 있다.
이른바 ‘캐릭터의 배신’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아프더라도 치료를 받고 약을 먹어가며 현역을 갔어야, 그리고 군대에 가서 치료를 받더라도 현역 복무를 했어야 했다는 지극히 가혹한 바람을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다. 이는 김종국 뿐 아니라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 가지고 있는 연예인에 대한 사회적인 기대 요소다. 그 기대가 합리적이든 불합리적이든 관계 없이 말이다. 김종국의 입대 후 논란을 전후로 많은 연예인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현역 복무를 하는 어떻게 보면 '역차별'을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 
김종국이 ‘힐링캠프’에서 군 복무 후 십여년 동안 매몰찬 시선을 받는 것에 대해 자책한 것도 이 같은 연예인의 숙명 아닌 숙명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터다. 물론 누군가는 김종국의 해명에 조금은 마음이 누그러졌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여전히 그를 도끼눈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터다.
무엇을 말해도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길 원하는 이들은 많다. 그가 군대 이야기를 이 프로그램에서 어렵사리 꺼낸 것은 자신을 향한 오해와 가혹한 시선이 멈추길 기대하는 마음은 아닐 터다. 일부의 닫힌 문을 두드리고 소통을 하는 노력의 일환일 터다. 해명의 진심을 받아들이든, 그럼에도 곡해하든 모두 대중의 선택이라는 것을 20여년 동안 음악과 방송 활동을 한 김종국이 모를 리는 없을 사안이다.
그래서 그의 민감한 부분에 대한 속시원한 이야기가 단순히 변명으로 그치진 않았다. 진정성 있게 임했고 일단 그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다했다. 이제 남는 것은 대중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이다. 친근한 음악 외에도 언제나 밝고 건강한 웃음을 선사하는 김종국의 소통을 위한 용기 있는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jmpyo@osen.co.kr
'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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