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알앤비 발라드 그룹 6 to 8(식스투에잇, 홍석재, 이민, 자니범)이 귀에 꽂히는 생활 밀착형 가사가 인상적인 신곡 '밥 한 번'으로 돌아왔다.
식스투에잇은 지난 해 7월 첫 싱글 'I’m sorry'로 데뷔한 신예 그룹. 같은 해 10월 '신촌을 못가'로 사랑을 얻은 포스트맨과 함께 '술이 너보다 낫더라'라는 곡을 발표해 각종 음원차트 상위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했다. 이 같은 기세에 힘입어 SG 워너비, 바이브, 포맨의 계보를 잇는 남성 3인조 보컬그룹으로 떠오른 바다.
"커피를 마실 때 너와 택실 탈 때, 지갑 속을 훔쳐보는 내 모습이 참 싫다. 너의 첫 생일 날 구둘 선물하고 주머니 속엔 동전 몇 개 터벅터벅 걸어간다. 밥 한 번 사는 게 왜 난 힘이 들까. 널 위해 사는 게 맘처럼 쉽지 않다. 근사한 옷과 좋은 차로 널 웃게 하고 싶은데. 가진 게 없어서 그래서 미안해..식당에 갈 때면 내가 부담될까

난 라면이 제일 좋더라하며 해맑게 웃어주는 너..조금만 더 기다려달란 말이 자꾸 염치없어서 너무 비겁해서 널 놔줘야할까봐. 널 사랑하는 게 왜 안되는걸까. 널 지켜주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가진 거라곤 내 몸 하나 그리고 널 사랑해.내가 부족해서 그래서 미안해"
'밥 한 번'은 지난 달 26일 각종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통해 전격 공개됐다. 남심과 여심을 동시에 공략하는, 시대에 발 맞춘 현실적인 이야기가 피부로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식스투에잇은 이런 가사에 대해 "저희만의 색깔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멤버들인 홍석재, 이민, 자니범은 외모도 목소리도 다르다. 하지만 셋이 모이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 각자의 목소리에 대한 장점을 다른 멤버가 알려달라고 했다.
인상적인 도입을 부른 멤버는 이민이다. 멤버들은 이민의 중저음을 두고 "고여있는 물에 돌멩이를 던지는 듯한"이라고 표현했다. 이민의 아버지는 현재 활동 중인 유명 트로트 가수 태민이다. 무엇보다 도입부의 '커쀠(coffee)'란 단어가 인상적이다. 진한 에프 발음. 이에 이민은 "녹음을 다 끝내놓고 좀 더 순박하게 발음하는 것으로 수정을 할까, 피로 할까 삐로 할까 고민이 많았다. 오글거린다는 반응도 있었고, 한국적으로 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결국 원어에 가깝게 불렀다"라며 숨은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멤버들이 말하는 큰 형 자니범의 목소리는 날카롭게 찌르는데 다른 목소리들과는 또 다르게 확 꽂힌다. 뾰족하게 귀를 찌르는 매력이 있다. 리더 홍석재는 그룹에서의 역할처럼 두 멤버의 '브릿지' 적인 목소리라고. 중심을 잘 잡아주는 홍석재가 있기에 그룹의 단단함이 유지될 수 있다.
다시 가사의 이야기로 되돌아갔다. 어떻게보면 지질하고, 더 깊이 들어가면 가슴을 후빈다. '없는 남자'의 마음이 너무나 솔직해 어딘가 도망가버리고 싶기도 하다. 담백하기에 너무나 강렬한.
"저희가 힘든 나이인 20대 중후반이잖아요. 가사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아도, 주위를 보면 현실적인 이야기에요. 저희 주변 친구들이나 저희 나이 또래들의 이야기죠." 실제로 곡의 가사를 보는 순간 '완전 우리 노래'란 생각이 들었다고. "가사가 정말 와닿더라고요. 20대들은 정말 크게 공감을 하지 않을까 합니다."
주변 반응을 묻자 "남자들은 노래를 듣자마자 '좋다, 가사 짱이다' 이래요."라고 답한다. 덧붙이자면, 꼭 남자가 아니더라도 여자라도, 그리고 나이를 떠나서라도 통할 법한 넋두리다.
세 사람 모두 신인이지만 차분함이 인상적인데, 본인들에 따르면 셋 다 군필자들이라 여유가 있단다. 홍석재와 이민은 2009년 그룹 영건으로 활동하다가 동반 입대, 동반 전역을 한 기막힌 인연이 있다. 자니범은 원래 다른 일을 하다가 오디션을 보고 지난 해부터 가수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꿈을 놓치기 싫어서였다. "군복무를 했다는 게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제약이 없다는 건 정말 장점인 것 같아요."
사실 가요계에 남자 보컬 그룹이 많지 않다. 어떻게보면 '틈새 시장'이라 할 만 하다. SG워너비, 노을, 포맨 등이 손꼽힌다. 식스투에잇은 야심차게 그 계보를 잇겠다는 각오다.
"현재 아이돌이 많이 있는데,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가 나온다면 신선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신나는 노래만 듣다가 발라드 한 곡 나오면 오히려 새롭지 않을까요." 덧붙여 "춤을 출 생각은 없냐"고 묻자 "춤이나 율동은 다음 생애에"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롤모델'을 꼽고 '제 2의 누군가'가 되기 보다는, 식스투에잇이란 이름을 확실히 갖고 싶다는 이들이다. 이날 첫 생방송을 앞두고 있었던 터라 유독 긴장을 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자신감이 스며나왔다. 하루에 매일 4시간씩 꼬박꼬박 연습을 해 왔단다. "연습을 많이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실수를 안하게 되는 것 같다"라는 이들은 이제는 실력을 늘리는 부분보다는 실수를 줄이는 부분에 신경을 쓴다고.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들려달라고 했다. 급변하는 가요계에서 식스투에잇은 어떤 그룹이 될까.
"저희 노래 가사처럼 현실적으로, 생활 밀착형 가수가 되고 싶어요. 멀리 있는 가수가 아니고요. 가까이에서 마음을 위로해 줄 옆집 오빠처럼 다가가고 싶은 마음입니다."(홍석재)
"가수 아버지를 보며 많이 배웁니다. 방송을 시작하는 단계인데, 여러 매체를 통해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거리 공연을 해 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할 예정입니다. 멀리있는 가수보다는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할 수 있는 준비를 많이 하고 있으니까 기대해주세요. 친근하고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겠습니다"(이민)
"성시경, 박효신 선배 같은 분들을 보면서 오랫동안 마니아층을 가진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더불어 신인인 만큼, 점점 성장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한결같은 것이 아니라 점점 발전하는 가수가 진짜 초심을 잃지 않는 가수라고 생각해요."(자니범)
참고로 식스투에잇은 26부터 28세까지의 멤버들 나이에서 따온 것. 시간은 지나 이들 역시 나이를 먹겠지만 식스투에잇이란 숫자는 이제 불변한 하나의 가치가 됐다. 식스투에잇이 친근해져서 모든 이의 '육두팔'이 되는 그 날까지. 단독 콘서트를 하는 그 날까지. 그들은 차근차근 달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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