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이 연루 된 ‘땅콩 회항’ 파문이 재판 정국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땅콩회항’의 직접적인 빌미가 된 마카다미아에 의외의 부작용이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에 사는 A씨는 최근 가슴 철렁한 일을 경험했다. 자식처럼 키우고 있는 반려견 요커셔테리어가 마카다미아를 먹고 한밤에 응급실까지 다녀오는 소동을 겪었기 때문이다.
A씨는 세상이 하도 마카다미아로 떠들썩하기에 마침 해외 여행을 떠나는 지인에게 부탁해 마카다미아 2봉지를 얻었다. 마카다미아 맛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대한민국이 ‘조현아’와 ‘땅콩회항’ 그리고 ‘마카다미아’로 들끓자 괜한 궁금증이 다시 일었다.

사고는 지난 1일 밤 11시쯤 벌어졌다. 거실 탁자 위에 놓여 있던 마카다미아 봉지를 A씨의 요커셔테리어가 어떻게 뜯었는 지 알갱이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고 개중 몇 알은 이미 애견의 뱃속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이후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요커셔테리어는 뒷다리에 마비가 오기 시작해 일어서지도 못하는 지경이 됐다. 다급해진 A씨는 새벽 1시 30분경 성남에 있는 동물병원 응급실로 황급히 달려갔다. 응급조치를 하고 몇 가지 검사를 하는데 검사 비용만 58만 원 가량이 나온다는 말에 기겁을 해야 했다.
다행히 요커셔테리어는 빠르게 회복이 됐지만 A씨는 “그 놈의 땅콩회항이 뭔지”라며 혀를 끌끌 찼다.
알고 보니 A씨의 경우는 불행 중 다행이었다. 전문가들은 강아지가 마카다미아를 과하게 먹을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한다.
경기도에 있는 한 대형동물 관계자는 “애완견이 마카다미아를 섭취했을 경우 발작, 신경증상, 구토 발열, 기력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더 조심해야 하는 것은 2차 질환으로 확산 되는 위험성인데, 소화기 증상과 합병될 경우 장폐색도 올 수 있다”며 “부작용을 일으키는 섭취량은 반드시 체중에 비례하지 않는다. 아주 작은 강아지이지만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제법 덩치가 있는데도 한 알만 먹고 중증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마카다미아를 비롯한 견과류는 일단 조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한 목동 혜인동물병원 문신철 원장은 “애완견은 마카다미아 등 견과류를 먹는다고 해서 죽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많이 먹을 경우 토하고 열이 나며 뒷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는 경우가 있다”며 “강아지가 먹어서는 안되는 금기음식물로 초콜릿과 양파가 있다. 초콜릿은 카페인과 테오브로민 성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애완견 몸 속에 들어갈 경우 메틸수은이라는 독성물질로 변해 위험하다. 양파는 적혈구가 파괴되고 중독증상을 일으키는 혈류현상 때문에 피를 흘리며 죽는 경우도 생긴다. 짜장그릇에 남아 있는 양파를 먹거나 햄버거를 받아먹으면 아주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문 원장은 덧붙여 “이외에도 파, 생강, 양념이 많은 음식이나 탄산음료를 먹으면 소화불량 증세를 보이고 오징어, 문어, 조개, 새우(소화불량, 구토), 닭고기 등 뼈류(식도파열), 참외, 수박 등 과일류(설사)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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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다미아를 먹고 마비증상을 일으킨 A씨의 요커셔테리어. 아래 사진은 A씨의 애견이 ‘직접’ 뜯어 먹은 마카다미아 봉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