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힐러' 지창욱, 힐러가 가장 쉬웠어요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5.02.04 07: 01

남들처럼 사는 인생, 평범한 인생이 사실은 가장 힘든 일이 아닐까? 박봉의 월급에, 여자친구의 아버지는 내 딸을 뺏은 도둑을 대하 듯 으르렁거리고, 직장에선 나를 못 잡아 먹어 안달이다. 하지만 이 모든 시련에도 괜찮다. 내가 좋아하는 그녀가 함께 하니까.
3일 방송된 KBS '힐러'에서는 힐러의 삶을 살아온 정후(지창욱)가 평범한 인생을 살아보기로 결심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영신(박민영)은 이 모습을 가장 우려반, 기대반으로 지켜본다.
영신은 우선 항상 창문으로 자신을 찾아오는 정후에게 평범한 사람들은 문으로 다닌다고 충고하고, 그리고 먼저 자신의 아버지에게 우리의 교제를 허락받으라고 종용한다. 정후는 떨리는 심정으로 치수(박상면)를 찾고, 치수는 '이 놈 잘 만났다'는 심정으로 정후를 구박하기 시작했다.

천하의 힐러 정후도 여친 아버지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약자였다. 안절부절 자신이 큰 잘못이라도 저지르는 냥 죄인처럼 앉아 웃음을 유발했다.
정후의 '남들 따라하기'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기자로 새로운 삶은 시작한 정후. 직장에서는 막내라고 온갖 굳은 일을 시키기 일쑤고, 정후는 늘 피곤함에 시달린다. 한달동안 그렇게 뛰어다녔건만 자신의 통장으로 입금된 첫 월급은 90만원 남짓. 힐러 아르바이트라도 뛰어야할 판이다.
이런 모든 시련에도 불구하고 정후는 행복했다. 정후 옆에서는 항상 격려하고 따뜻한 시선을 주는 영신이 있었기 때문. 두 사람은 서로의 다리를 베고 자는 등 직장 내에서도 달달한 모습을 보이며 선배들의 눈총과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이날 정후의 모습을 통해 사실 평범하게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박봉의 월급에도, 여자 친구의 아버지가 호시탐탐 헤어지라고 종용하고 있어도, 꿋꿋히 버티며 살고 있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 힐러 정후가 증명해보였다. 평범한 삶이 가장 대단한 삶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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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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