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첫 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실적이 나온 가운데, 지난해 엎치락뒤치락 점유율 4위 경쟁을 벌인 르노삼성과 쌍용차의 성적이 눈에 띈다. 쌍용차에 4위를 내주는 듯하던 르노삼성이 ‘QM3’로 격차를 벌려놨는데, 쌍용차가 ‘티볼리’로 추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업체 발표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1월 내수 시장에서 5739대를 판매했고, 쌍용차는 6817대를 판매했다(승용차 기준). 점유율은 각각 5.1%와 6.1%. 불과 한달 전인 지난해 12월만 해도 쌍용차가 약 2000대의 차이로 르노삼성에 4위를 내준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이는 지난 13일 출시한 ‘티볼리’의 효과가 반영 된 결과였다. 쌍용차 측은 “‘티볼리’ 영향으로 1월 판매가 6000대를 넘어섰으며 전년 동월 대비 25.2%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티볼리’는 출시 이후 1월 말 기준으로 계약대수 7000대를 돌파했고, 판매는 2312대로 전체 판매량의 33.9%를 차지했다.

사실 지난 10여년 사이 사정이 더욱 어려워진 쌍용차는 ‘코란도 C’ 등 신모델과 SUV 대세에 힘입어, 2013년 처음으로 르노삼성을 밀어내고 시장 4위에 올라선 바 있다. 2014년 1분기까지 기세를 이어가는 듯싶었으나 이내 ‘QM3’를 내세운 르노삼성에 다시 자리를 내줬다.
소형 SUV 돌풍을 제대로 일으킨 르노삼성은 ‘QM3’로 다시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4월부터 6153대를 팔며 6010대의 쌍용차를 따돌리기 시작하더니 8월 잠시 ‘QM3’의 물량 부족으로 5위로 내려갔다가 9월 5954대를 팔아 다시 4위로 올라왔다.
이후 르노삼성은 10월 7360대, 11월 8568대, 그리고 12월 1만 363대로 판매를 5자리수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쌍용차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쌍용차 또한 꾸준히 판매고를 올리며 12월 8261대까지 쫓아왔다. 지난해 르노삼성과 쌍용차의 판매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던 것은 6월에 3358대이며 가장 근소한 차이를 보였던 것은 7월 13대에 불과하다. 즉, 르노삼성이 우세한 듯 보여도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
이는 당장 1월에 수치로 나타났다. ‘티볼리’가 나오자마자 쌍용차가 전세를 역전시켰다. 르노삼성의 전모델 5종의 판매량이 전부 12월보다 감소한 것. 1만 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던 판매량은 다시 6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쌍용차도 마찬가지. 전통적으로 1월은 완성차 업계서 비수기로 알려져 있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기세를 6월까지 이은 뒤 디젤 엔진을 얹은 ‘티볼리’로 판매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쌍용차의 추격도 부담스러워 보이는 르노삼성은 환형 LPG 탱크를 실은 ‘SM5 노바’를 3만 대까지 판매, 2016년까지 내수 시장 4위 유지가 아닌 3위 탈환을 목표로 삼았다.
서로는 관심 없는 듯한 태도를 보이나 업계서는 쌍용차와 르노삼성 모두 올해 ‘티볼리’와 ‘SM5 노바’ 외에는 출시 예정 신차가 없어 두 업체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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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왼쪽)와 QM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