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오성 “‘아프니까 청춘이다’, 세상 가장 잔인한 말”[인터뷰①]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02.04 15: 26

tvN 드라마 ‘미생’을 기억하는가. 직장인들의 ‘진짜’ 삶을 그려내며 힘들게 살고 있는 직장인들을 위로했던 드라마 ‘미생’말이다. 시뻘건 눈으로 “니들이 술 맛을 알아?”라고 외치는 오차장(이성민 분)이나 비정규직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 아래 살아가는 장그래(임시완 분) 등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심금을 울리며 많은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여기, 이제는 직장인이 아닌 청춘을 위로하는 작품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내 심장을 쏴라’(감독 문제용)가 그 주인공. 끊임없이 정신병원을 탈출하려는 승민(이민기 분)과 그런 승민으로 인해 조금씩 변해가는 수명(여진구 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청춘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는 ‘내 심장을 쏴라’는 지난달 28일 개봉, 청춘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영화 ‘친구2’에 이어 또 다시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유오성은 중장년층을 위한 영화가 많은 요즘, 꼭 필요한 이야기라서 ‘내 심장을 쏴라’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들이 보고 싶은 영화에 참여하고 싶었다며 출연하게 된 이유를 들려줬다.

“일단 저는 역할을 보고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영화를 만든 제작사라서 안심이 됐고 그 이후 시나리오를 봤는데 좋았어요. 이런 이야기를 요즘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가족이 볼 수 있는, 특히 우리 아들이 보고 싶은 영화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우리 아들이 제가 이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소설 원작을 읽어보더니 ‘원작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하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저한테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줬습니다. 아들 친구들도 잘 봤다고 하고요(웃음).”
청춘들을 위한 영화, 청춘들의 인생 선배인 유오성에게 ‘내 심장을 쏴라’ 출연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는 인터뷰 내내 요즘 세대들에게 기성세대로서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우리가 이렇게 너희를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이게 유오성의 마음이었다. 그래서 청춘뿐만이 아니라 기성세대들도 ‘내 심장을 쏴라’를 꼭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보고 기성세대가 좀 변했으면 한다는 게 유오성의 생각이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정신병원은 사회를 축소시킨 것이죠. 어떻게 보면 선배들이 만든 프레임이 되는 거예요. 사회가 발전하려면 기본 틀을 깰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 체계를 부정하는 건 아니고 수명과 승민이라는 내적, 외적으로 동일한 인물의 내적갈등이 분출해서 나가는 모습은 사회가 발전하려면 의심을 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고정관념을 깨고 넓게 볼 수 있는 잔상으로 영화를 좋게 보셨으면 합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셨으면 좋겠어요. 부모 세대들이 아이들에게 여유를 주지 못하지 않나 싶어요.”
청춘들에게 미안하다는 그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듣자마자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진짜 잔인한 말 아닙니까”라며 속상해 한 그는 사회가 젊은이들이 실패를 하게끔 만들어놨다며 청춘들에게 자기 자신을 믿으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 진짜 잔인한 말이예요. 우리 때에는 희망이 있었죠. 열심히 살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이요. 하지만 지금 사회는 요즘 젊은이들이 실패를 많이 하게 만들어놨어요. 인문학과가 없어지고... 대학이 취업 전 스펙 쌓는 곳이 아니잖아요. 기존 친구들이 참 답답하겠구나 싶어요. 좋은 말이 하나 있는데 인생에는 세 가지 멘토가 있는데 하나는 부모님, 하나는 배우자, 그리고 하나는 자기 자신이래요. 답을 구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밖에 없어요. 우리 청춘들이 너무 스트레스를 안 받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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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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