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배우 유오성이 본 여진구는 어떨까. 극 중 자꾸만 숨으려고 하는 수명 역을 맡은 여진구에 대해 유오성은 “구력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우로서의 깨달음이 조금 더 일찍 오길 바란다며 훌륭한 배우가 될 재목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구력이 있어서 기다릴 줄도 알더라고요. 여진구는 어릴 때부터 일했는데 예전의 저를 생각해보면 사회에 나온 지 10년까지는 제가 가는 길이 맞다고 생각하면서 달려온 것 같은데 그 사이 7년은 또 다른 괴로움이 있었어요. 3~4년 전부터 배우에게는 정답이 없구나 싶었죠. 연기 생활한지 20년 만에 알게 된 거예요. 여진구는 그 시간이 조금 당겨지길 바랍니다. 그 아이가 조금 더 훌륭한 배우가 돼서 많은 이들과 교감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요.”
여진구 뿐만 아니라 앞서 전작이었던 ‘친구2’에서도 김우빈이라는 배우와 함께 일하며 유오성은 핫한 청춘들과 작업을 해왔다. 어디 이뿐인가. 현재 출연 중인 KBS 2TV 드라마 ‘스파이’에서도 김재중과 함께 하며 대세 청춘 배우들과 함께 하고 있다. 선배 배우로서 요즘의 청춘스타들을 바라보는 소감은 어떨까.

“그들에게 지금은 도약의 시작이죠. 그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길을 선택했잖아요. 바람이 있다면 안주하지 말길 바란다는 거예요. 사회적으로 명망 있고 인정받고 하다보면 그 관습에 취할 수 있거든요. 배우에게는 정답이 없어요. 배우를 누구는 잘 나가고 누구는 잘 못나간다는 식으로 평가할 수도 없고 한 프레임에 있으면 다 똑같은 배우인거예요. 때문에 겸손해야 돼요. 자기 자신한테 역할이 주어지는 건 자기가 잘나서 그런 게 아니라 그 역할을 원하는 사람을 대신해서 한다고 생각해야 돼요. 그런 소명의식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배우로서의 자세, 배우에 대한 깨달음, 그게 뭘까. 유오성은 좋은 작품에서 좋은 배우가 나온다는 생각을 전했다. 때문에 내공이 센 감독이든, 혹은 그렇지 않은 신인 감독이든 그는 전적으로 감독에게 모든 걸 맡긴다고 했다. 감독이야말로 누구보다 그 작품을 잘 알고 작품 전체를 구상하는 디자이너이니까. 이번 작품 역시 상업영화를 처음 연출하는 문제용 감독에 대한 걱정보다는 그저 믿고 따랐다고 했다.
“좋은 작품에서 좋은 배우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배우라고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게 아니예요. 신인 감독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배우 인생 전체로 보면 이게 일부분인 거고 이 사람한테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작품일수도 있으니 더욱 헌신하지 않겠어요? 감독을 존중하는 이유는 최초의 관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작품 전체를 구상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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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