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연애중’이 덕후 같은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은근히 사로잡고 있다. 출연자가 대놓고 ‘병맛’이라고 할 만큼 가상현실 연애를 소재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포맷의 예능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것.
JTBC ‘나홀로 연애중’은 VCR속 여성과의 가상현실 데이트를 통해 여성의 심리를 알아보는 프로그램. 2012년 방송돼 참신한 기획으로 화제가 됐던 JTBC ‘상상연애대전’의 리부트 버전이다.
‘나홀로 연애중’은 MC 성시경, 전현무, 장동민, 김민종, 신이 1인용 부스에 들어가 가상연인과 데이트를 즐긴다. 모든 데이트는 영상으로만 이뤄진다. 실제로 만날 수 없고 직접적으로 스킨십도 할 수 없다. 오로지 화면으로만 가상연인을 만날 수 있다. 이에 일본의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연상케 한다.

때문에 ‘나홀로 연애중’은 MC들이 여자 연예인과 화면을 통해 가상연애를 하는 모습이 마치 ‘덕후(오타쿠)’ 같아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보통 가상연애 관련 예능프로그램들은 남녀 연예인이 직접 만나 가상연인으로서 함께 데이트를 하고 결혼도 하지만 ‘나홀로 연애중’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이 MC들을 더욱 ‘덕후’ 같이 몰아간다. MC들이 생각보다 진지하게 게임에 집중, 실제 여자친구가 아니지만 마치 연애하는 것 같은 느낌을 연출해 설레거나 행복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성시경은 첫 번째 가상연인 정은지가 손을 흔들자 화면을 향해 손을 흔드는가 하면 김민종은 “순간 나 쳐다보는 줄 알고 당황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김민종은 정은지가 건배할 때도 실제로 술잔을 들어 부딪히는 시늉을 하고 정은지가 물어본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다. 특히 언제나 침착하고 냉정한 모습을 보이던 성시경이 ‘나홀로 연애중’에서는 가상으로 자신의 코트를 추워하는 정은지에게 건넸고 정은지가 이를 받아들고 좋아하자 자연스럽게 입고리가 올라가기까지 했다.
성시경은 ‘나홀로 연애중’ 기자간담회에서 “프로그램이 병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감할수록 창피하지 않을까 했는데 나도 모르게 반응을 하게 되더라. 그런 게 신기했다. 프로듀서도 작가분도 ‘얼마나 몰입하겠어’라고 했는데 녹화라는 동안은 연애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속상하고 창피하다. 순간이지만 재미가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만큼 MC들의 몰입도는 상당히 높다. 이는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다. 남자시청자들은 “성시경이 ‘이따위 TV프로에 설레다니’라고 했는데 나도 똑같이 설렜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내가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이 남자 연예인과 함께 연애하는 것만 보던 시청자들은 MC들과 똑같은 입장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MC들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도 ‘덕후’로 만들어버리는 ‘나홀로 연애중’. 때문에 묘한 중독성이 있어 앞으로 얼마나 더 ‘덕후’ 같은 상황과 반응들로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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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나홀로 연애중’ 화면 캡처,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