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또 하나의 선발투수를 보강하게 될까. 성사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지만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남아있는 투수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제임스 쉴즈(34), 그리고 트레이드 시장의 최대어 콜 해멀스(32)와의 루머가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다저스는 이미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한 모습이다. 2년 동안 막강한 ‘스리펀치’를 이뤘던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이 버티고 있다. 지난해 4선발 몫을 했던 댄 해런이 트레이드로 떠났지만 FA 시장에서 브랜든 맥카시, 그리고 브렛 앤더슨을 영입하며 4~5선발을 채워 넣었다. 맥카시는 4년 4800만 달러에, 앤더슨은 1년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남다른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스리펀치’가 건재를 과시하고 맥카시와 앤더슨이 기대에 부응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내셔널리그 최정상급의 선발진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맥카시와 앤더슨은 부상 전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얼마나 한 시즌을 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생겼다. 그레인키의 옵트아웃(잔여 연봉을 포기하고 FA를 선언) 여부다. 그레인키는 “아직은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올 시즌 후 옵트아웃 선언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2013년 시즌을 앞두고 6년간 1억4700만 달러에 계약한 그레인키는 2년간 자신의 몫을 다했다. 옵트아웃을 선언한다면 더 좋은 대우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그리고 다저스가 그런 그레인키를 잡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은 이미 “시즌 중 연장계약 논의는 없을 것”이라며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현지에서는 “그레인키 연장계약에 다소간 미온적인 반응”이라고 해석하는 언론도 있다.
그레인키가 떠난다면 다저스는 선발진의 든든한 한 축을 잃어버리는 셈이 된다. 팀에서 가장 강력한 부분이 약해지는 셈이다. 이에 그레인키의 이적에 대비해 어떤 식으로든 선발진 보강을 이뤄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고개를 든다. 쉴즈, 해멀스는 그 후보들이다. 당장은 선발진이 건재하기에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저스가 두 선수에 뛰어들 수 있는 여지는 있다.
LA 타임스는 4일(한국시간) “다저스가 가치가 낮아진 쉴즈 영입에 뛰어들어야 한다”라는 논조의 컬럼을 올려 관심을 모았다. 쉴즈는 당초 1억 달러가량의 계약을 원했지만 현재 분위기는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4년 7000~8000만 달러의 계약이 점쳐진다. 가치가 떨어진 쉴즈 영입은 비교적 합리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FA 시장에 더 이상 돈을 쓰지 않을 것으로 보여 쉴즈 영입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러나 해멀스는 추후에도 생각해볼 수 있는 대안이다. 해멀스는 FA 영입과 거의 비슷한 효과가 있다. 필라델피아와 4년간 8600만 달러가량의 계약이 남은 해멀스는 트레이드할 경우 4년을 활용할 수 있다. 리그 최정상급 투수고 아직 전성기에 있을 나이라는 점도 많은 팀들의 관심을 모은다.
물론 이 경우도 필라델피아가 요구하는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주느냐가 관건이다. 만만치 않은 난제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해멀스를 처분하길 강력하게 희망하다는 점에서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칼자루는 필라델피아가 쥐고 있지만 그 칼자루를 쥔 손목의 힘은 그다지 강하지 않다는 뜻이다. 대권 도전, 그리고 그레인키의 이탈에 대비해 프리드먼 사장이 한 번쯤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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