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FA 120억 원 시대 열어보고 싶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2.05 06: 34

2015년 FA 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였다. 19명의 선수가 기록한 총연봉의 합계는 630억 6000만 원. 지난해 기록된 523억 5000만 원을 100억 원 이상 뛰어넘는 역대 신기록이었다. 최정(SK 내야수)은 4년간 총액 86억 원에 도장을 찍으며 역대 FA 최고 대우를 경신했고 장원준(두산)과 윤성환(삼성) 또한 80억 클럽에 가입했다.
최형우(삼성)는 내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획득할 예정이다. 그에게 이보다 더 확실한 동기 부여는 없다. 4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최형우는 "불과 몇 년 전까지 FA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최형우가 밝힌 목표 액수는 120억 원. 그에게 120억 원을 목표로 삼은 이유를 묻자 "현재 추세라면 조만간 100억 원을 돌파하는 선수도 나올 것 같다. FA 120억 원 시대 한 번 열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늘 그래왔듯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120억 원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최형우의 야구 인생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방출과 재입단의 우여곡절을 겪은 최형우는 2008년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6리(384타수 106안타)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최고령 신인왕에 등극했다.
이후 그는 이솝 우화에 나오는 거북이처럼 쉴 새 없이 한 걸음씩 나아갔다. 땀의 진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잘 아시다시피 내 야구 인생은 굴곡이 심했다. 2군에 있는 후배들에게도 '나도 최형우 선배처럼 되고 싶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는 게 최형우의 말이다.
최형우는 지난해 113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5푼6리(430타수 153안타) 31홈런 100타점 9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왼쪽 늑골 미세 골절로 한 달 가까이 결장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거뒀을 듯. "지난해 한 달 가까이 빠진 게 가장 아쉽다"는 최형우는 "더 좋은 기록을 거두지 못한 것보다 나는 내구성이 강하다는 게 장점이자 자부심이었는데 이번에 그 이미지가 좀 깨졌다"고 말했다.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최형우는 지난 시즌 때 송구할때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삼성 외야 수비 지도를 담당하는 김평호 코치는 "최형우가 보살을 많이 잡아주는 선수인데 작년에는 팔꿈치 수술 여파로 보살을 많이 못했다. 올 시즌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최형우는 "타격할때 통증은 없었는데 송구할때 통증이 심했던 게 사실이다. 던질때마다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이젠 괜찮다"고 씩 웃었다.
그에게 만족은 없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끊임없는 변화를 꾀할 생각이다.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 야구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걸 자주 느끼는데 더욱 더 완벽해지기 위해 열심히 또 열심히 노력하겠다".
최형우는 박병호의 홈런왕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타자. 하지만 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렇게 평가해주니 기분은 좋지만 4번 타자로서 부상없이 꾸준히 출장하며 팀이 우승하는 데 기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상 그렇듯이 수치상 목표는 없다. "부상만 없다면 이름 석 자에 걸맞는 성적이 나올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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