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비디오판독의 활용이 오심을 줄이는 계기가 될까.
애매한 심판판정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던 전자랜드가 비디오판독의 덕을 봤다. 인천 전자랜드는 4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5라운드에서 전주 KCC를 79-77로 이겼다. 21승 22패가 된 전자랜드는 KT(20승 22패)를 7위로 끌어내리고 단독 6위로 올라섰다. 3연패를 당한 KCC는 시즌 11승(32패)로 9위를 유지했다.
KBL은 지난 2일 경기부터 전면적으로 비디오판독을 확대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테렌스 레더의 항의 퇴장건과 이정현의 3점슛이 수비자 파울로 지적된 것이 계기였다. KBL은 ‘그 동안 KBL은 FIBA 경기규칙 기준에 의한 비디오 판독을 실시해 왔으나 그 기준을 확대하자는 구단, 언론, 농구 팬들의 요구가 있어 이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4일 전자랜드전에서 심판진은 적극적으로 비디오판독을 실시했다. 4쿼터 종료 2분 전이 아닌 상황에서도 터치아웃 판정에 대해 비디오판독을 2회나 실시했다. 항상 권위만 내세우던 심판진들이 상황을 못 봤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비디오를 보기로 결심한 것만 해도 대단한 변화였다.
결국 4쿼터 마지막 순간에 비디오판독이 제대로 활용됐다. 포웰은 경기종료 10.2초전 하승진의 골밑슛을 쳐냈다. 하지만 심판들은 골텐딩인지 블록슛인지 쉽게 판정을 내리지 못했다.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심판진은 비디오판독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첫 번째 방송화면에서는 하승진의 골텐딩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래에서 위로 잡은 카메라워크 때문에 제대로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다. 고정된 카메라에서 잡은 두 번째 화면에서는 포웰의 블록슛이 잘 잡혔다. 심판진은 고심 끝에 포웰의 블록슛을 인정했다. KCC는 다시 한 번 공격권을 가졌다. 마지막 공격에서 심스의 슛이 불발됐다. 이어 차바위가 종료 2.6초전 결승골을 넣었다. 비디오 판독이 승패를 좌우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경기 후 반응은 더 고무적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판정문제로 시끄러웠을 경기였다. 하지만 일체 잡음이 없었다.
허재 KCC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정확하게 한 부분에 대해서는 괜찮다. 상대나 우리나 억울할 때 (비디오판독을) 하는 거니까 심판이 비디오판독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파울이 아니라 터치아웃 등을 판정하는 거니까 괜찮다”며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역시 “1분 전이니까 비디오판독을 할 상황이 됐다. 그 전에도 터치아웃 등 애매한 상황에서 잘 봐줬다. (비디오판독을 안했다면) 나중에 팀이 손해를 봤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장면”이라고 호평했다.
승패에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비디오로 판독하면서 두 팀 모두 깔끔하게 결과를 수용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비디오판독이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것을 역설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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