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아닌데 왠지 끌려.. 진짜 '특별'한 특별출연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2.05 16: 16

카메오보다는 비중이 크고 평소 배역보다는 분량이 적은, 영화 특별 출연이 계속되고 있다.
평소 자신의 이름값보다는 적은 분량이지만, 그동안 보여줄 수 없었던 독특한 모습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라서 배우들 입장에서도 꽤 괜찮은 '외도'로 풀이되는 분위기다. 흥행 부담감이 없고, 조연으로 그레이드가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씬스틸러 역할을 해내면 주연 이상의 주목을 받을 수 있어 오히려 특별 출연이 늘고 있는 추세다.
올초 개봉한 '오늘의 연애'에서 이승기의 연적을 연기한 이서진, '국제시장'에서 남진의 역할을 해낸 유노윤호, '강남1970'에서 섹시한 복부인으로 등장한 김지수 등이 최근 특별 출연 사례. 이들은 드라마, 영화 등에서 주연으로 활약해왔지만 이 작품에서 짧지만 임팩트 강한 출연으로 '이름값'을 해냈다.

이서진은 철지난 온라인 유머를 느끼하게 구사하는 '오글 연기'로 이 영화의 웃음 대부분을 책임졌다. 이서진 특유의 반듯한 이미지에 최근 예능으로 쌓은 투덜이 캐릭터가 겹쳐진 가운데, 능구렁이 같은 유부남 역할을 해내니 웃음이 배가된 것. 유노윤호는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는 남진으로 깜짝 출연해 고향 광주와 아이돌 가수의 배경을 톡톡히 활용했다. 특별출연이지만 베트남 전쟁에서의 주요 축을 맡으면서 극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일취월장한 연기력과 존재감에 큰 호평이 쏟아졌다.
'강남1970'에선 김지수가 이민호를 땅투기 열풍으로 이끄는 복부인 역으로 출연했다. 멜로 라인이 거의 없는 이 영화에서 그는 미모를 한껏 뽐내며 흥미로운 복부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외에도 '허삼관'에서 윤은혜가 비만 여성으로 등장해 하정우를 유혹하는 연기를 펼치는 등 일반 캐스팅으론 보기 어려웠을 깜짝 등장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5일 개봉한 '쎄시봉'에서는 김인권이 조영남으로 특별 출연한 상태. 조영남과 외모 싱크로율 100%를 선보여 큰 화제를 모은 그는 이 영화에 3번 가량 등장한다. 비중으로 치면 그가 출연하기엔 '작은' 역할이지만 외모 싱크로율 등으로 봤을 때 꼭 그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
현재 촬영 중인 영화에도 특별출연이 꽤 많다. 주연급 배우들은 조연으로 내려가기 쉽지 않은데, 이때 특별출연이라는 포맷은 주연급도 쉽게 '작은' 역할에 도전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이는 작품 자체의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주연급 배우가 작지만 임팩트 강한 역할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작품에선 '비장의 무기'인 경우가 많아 캐스팅부터 비밀리에 부치는 경우가 많은 것. 특별 출연을 앞두고 있는 한 배우 관계자는 "제작보고회, 시사회 등에 모두 노출 되지 않을 예정이다. 작은 역할이지만 배우가 해보면 좋을 것 같은 역할이라, 특별출연 형태로 준비 중이다. 그의 출연 자체가 일종의 스포일러라 보안 유지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략으로 가장 재미를 본 건 영화 '수상한 그녀'였다. 영화 말미 김수현이 미처 예상치 못했던 배역으로 특별 출연해 관객들의 '뒤통수'를 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는 김수현에게도 재밌는 경험이 됐을 터. 또 다른 특별 출연 배우 관계자는 "출연 비중은 작아도 극 전환에 키 역할을 하는 주요 배역들이 꽤 있다"면서 "주연으로서 할 수 없었던 보다 더 과감한 도전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배우들도 즐겁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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