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 ‘이순신’과 다르게 ‘정도전’을 넘어라 [종합]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2.05 16: 34

‘불멸의 이순신’과는 다르게, 하지만 ‘정도전’을 뛰어 넘어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KBS 1TV 드라마 ‘징비록’이 가진 부담감을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이다. 지난해 촌철살인 같은 명대사와 중견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정도전’의 후속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징비록’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서애 류성룡과 그를 둘러싼 정쟁을 그린 정통 대하드라마다.
‘정도전’의 인기 때문인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주니퍼룸에서 열린 KBS 1TV ‘징비록’(극본 정형수 정지연 연출 김상휘)의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다른 작품 역시 ‘정도전’이었다.

주인공 서애 류성룡 역을 맡은 김상중은 '정도전'과의 차이점에 대해 "'정도전'은 조선 개국 얘기다. 무기가 빈약했다. 기껏해야 칼, 활이다"며 "우리는 비격진천뢰라는 어마어마한 폭탄이 나온다. 류성룡이 개발한 임진왜란 전후에 쓰는 폭탄이 나온다. 그걸로 우리 얘기는 가히 폭발적이다"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가벼운 농담이었지만 김상중의 말처럼 ‘징비록’은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라 16세기 동북아 정세를 그려내며 조금 더 큰 스케일을 담아내는 작품이다. 또 임진왜란이라는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불멸의 이순신’과 같은 시대를 공유하며, 조정 대신간의 정쟁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정도전’과 비슷한 정치드라마가 펼쳐질 예정.
연출을 맡은 김상휘 감독은 “일본 사람, 명나라 사람 보면 이목이 확 가실 것이다. 우리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그린다, 작품의 스케일 크다. 등장인물이 많아서가 아니라 드라마가 다루려는 부분이 16세기 동북아를 전제로 하는 드라마라 그렇게 보면 넓은 관점에서 그 시대 조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정도전’은 고려 말 조선을 세우는 일을 한다. 그 뒤로 나라가 많이 쇠약해 졌다. 류성룡 대감은 훌륭한 일 하신 분이고 나라를 세우는 일을 하셨다. 일반적으로 엘리트라 할 수 있고 실용적 사상이 많았던 분이다. 재미가 없는 사람들 같은데 전쟁 중에도 웃는 얘기, 웃기는 얘기가 있다. 그런 것을 잘 담아보고자 했다. 그런 걸 보시면 ‘정도전’과 다른 이야기를 보실 수 있다. 왜적의 큰 침입 앞에 어떻게 뭉치고 단결해 이겨가는 지 보시면 가슴 뭉클한 애국심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공언했다.
이어 김상중은 ‘불멸의 이순신’과 같은 시대를 다루는것에 대해 “‘불멸의 이순신’에서 류성룡 이야기를 하면 이순신 얘기가 아니다. 이순신이 어떻게 천거되고 육지에서는 어떤 식의 전쟁으로 이기고 졌는지가 이번에 하는 얘기다. 임진왜란은 해전만 있었던 전쟁이 아니다. 이순신이 바다에 있었다면 육지에는 권율 장군 있었다”며 이번 작품이 기존 이순신의 업적을 그려내는 데 치중했던 것을 벗어나 임진왜란 전후의 정치 상황을 그려내는 작품임을 밝혔다.
때문에 그는 이순신 역을 맡은 배우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 “류성룡과 선조, 대신들의 이야기기 때문에 이순신의 비중은 큰 역이 아니다. 잠깐 임진왜란이 일어나 활약했고, 그 전후사정에서 이순신이 등장하지만, 그의 해전 업적을 기리거나 얘기하는 건 아니다. 이순신이 누구인지 큰 기대 안 해도 좋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정도전’이라는 무거운 전작을 등에 업고 가는 ‘징비록’은 그에 버금가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윤두수 역의 임동진이 말했든 대학사극의 마니아층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정통 대하사극을 표방하는 이 작품이 ‘정도전’ 못지 않은 반향을 일으킬지 혹, 기존 마니아층을 만족시키는 작품으로 머물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징비록’은 임진왜란 시기를 겪은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했던 혁신 리더 류성룡이 국가 위기관리 노하우와 실리 위주의 국정 철학을 집대성하여 미집필한 동명의 저서를 바탕으로 만든 대하드라마. ‘다모’, ‘주몽’, ‘계백’을 집필한 정형수 작가가 집필을, ‘전우’의 김상휘 PD가 연출을 맡았으며 오는 14일 오후 9시40분 첫 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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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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