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위메프 박은상 대표가 '채용갑질' 논란에 직접 허리를 숙였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5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 지난해 12월 영업직(정규직) 사원 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사과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위메프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 이번에 지역 영업직 채용 과정에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심려를 끼쳐드렸다"면서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죄송하고 부끄럽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허리를 숙였다.

박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의 질문에 조심스러웠지만 비교적 솔직하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회사 매출과 관련해 "월별,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매출과 트래픽 하락이 있었다. 한달 혹은 두달이 지나야 수치를 알 수 있다"고 말한 박 대표는 '성장통' 혹은 '인재를 중요시 여기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2011년 초부터 1~2년 동안 아주 현격한 4위였다. 계속 위기를 겪으면서 왔다"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여기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케팅비를 많이 쓴 것도 아니고 큰 투자를 받은 것도 아니다. 결국 지금 일하고 있는 분들이 지금의 회사를 만든 것이다. 인재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다. 회사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미숙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또 박 대표는 '일부에서는 마녀사냥 당한 것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억울할 수도 있겠다'는 질문에 "태어나서 처음 겪는 일이었다. 억울할 겨를도 없었다"면서 "직원이나 직원 가족분들의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그렇지만 억울할 일이 아니고 앞으로 더 잘해야 할 일이다. 더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환경을 바꾸는 계기가 되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특히 사과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할 수 있다는 질문에는 "경황이 없고 미숙했다. 이런 일이 있고 소통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박 대표는 "매출을 올리고 수습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 기자회견이 회사에 더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어떻게 바라볼 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꼭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면서 "첫번째가 기자회견은 아니었다. 입사한 10분들이 위메프를 다니면서 '좋은 회사구나'라고 말하는게 회복의 첫 걸음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지원자 11명을 한 명 한 명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러면서 2주 동안의 업무가 결코 녹록지 않았음을 느꼈다"며 "채용 합격 기준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실무 테스트 후 탈락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직접 만나 확인해보니 약간 다르게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채용 기준을 사전에 좀더 명확하게 설명해야했고 명확하게 알려야겠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불합격 결과가 지원자 분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신중히 생각했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두차례나 허리를 숙여 사과한 박 대표는 "이번 일을 거울 삼아 채용 프로세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사 정책, 기업 문화 전반에 대해 직원 분들은 물론 외부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힘쓰겠다"며 "앞으로 더 잘하고 환경을 바꾸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고객, 직원, 대한민국 사회가 기대하는 것에 더욱 귀기울이며 건강한 위메프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박 대표는 "이번 일은 책임질 사람이 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종 결정자로서, 직간접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또 이번 일로 연봉삭감 혹은 인사조치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있다면 내가 그렇게 되지 다른 분은 그렇게 될 일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메프는 지난해 12월 지역 영업직 사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지원자 11명을 대상으로 2주간 실무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11명 전원을 불합격 통보했다. 이에 대해 지원자들은 사실상 수습사원으로 근무했지만 특별한 사유 없이 해고를 당했다고 반발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아야 했다.
이후 회원탈퇴와 방문자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위메프는 뒤늦게 전원 합격의 뜻을 밝혔지만 이탈한 회원들과 부정적인 여론을 되돌릴 수 없었다. 위메프는 지난 8일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부적절한 말로 오히려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지는 부작용을 낳아 이날 다시 사과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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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는 박은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