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52) 모비스 감독이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인 전창진(52) KT 감독이 병상에 눕자 동병상련을 느꼈다.
울산 모비스는 5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홈팀 부산 KT를 상대했다. 정규시즌 챔피언을 노리는 모비스로서 KT는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전창진 감독이 스트레스로 인한 과로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 4일 오후 병원을 찾은 것.
전 감독은 의사의 권유로 정밀검진을 받고 입원을 했다. 5일 검사결과 전 감독의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한다. 다만 5일 모비스전은 김승기 코치가 대신 지휘하기로 했다. 전 감독은 6일 오전 퇴원해 다시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경기 전 만난 유재학 감독은 전창진 감독의 상태를 걱정했다. 유 감독은 “전 감독에게 전화를 했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검사결과가 괜찮다니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코트 안에서는 승부를 두고 양보가 없는 사이지만 바깥에서는 절친한 친구사이다. 특히 두 감독은 프로농구 최고수장으로 많은 우승을 나눠가졌다. 가족들이 외국에 있는 기러기 가장이라는 신세도 똑같다. 여러모로 공유하는 감정이 많다.
유재학 감독은 “프로농구 감독이 스트레스가 심하다. 경기를 연구하는 것 뿐 아니라 할 일이 많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열을 덜 받고 살려고 한다. 올스타 휴식기에 잠시라도 여행을 떠나 머리를 식혔던 것도 그런 일환이었다. 올해 비시즌에도 좀 쉬려고 했더니 외국선수 제도가 바뀌어서 선수들을 직접 보러 가야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프로농구 최고 감독이 받는 스트레스가 이 정도인데 다른 감독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11연패에 빠진 ‘초짜’ 이상민 감독도 많은 부담을 갖고 있다. 유재학 감독에게 농구후배이자 연세대 코치시절 제자였던 이상민 감독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유 감독은 “좋게 생각하면 차라리 첫 해에 당하는 게 위안이 될 수 있다. 많은 공부가 되면서 느끼는 게 많을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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