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약하다는 주변의 시선이 역으로 좋게 작용한 셈이었다. '잃을 것 없는' 조중혁의 패기가 박령우 조성주 등 강자들이 즐비한 D조의 이변을 만들어냈다. 조중혁이 전문가들과 팬들의 예상을 뒤업고 스타2 스타리그 D조 1위를 차지하면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조중혁은 5일 서울 서초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네이버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16강 D조 경기서 조성주와 박령우를 풀세트 접전 끝에 2-1로 제압하면서 조 1위를 차지했다. D조 1위로 스타리그 8강 진출에 성공한 조중혁은 서성민과 5전 3선승제로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경기 후 조중혁은 "사실 8강에 진출할지 몰랐다. 그래서 메이크업도 안한다고 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할 걸 그랬다"고 활짝 웃은 뒤 "솔직히 준비를 많이 안하고 왔다. 빌드도 많이 준비하지 못했다. 래더로 연습하면서 조언을 들었지만 마음을 비우고 경기장에 왔다"고 편안하게 준비했던 16강전 승리를 기뻐했다.

마음을 비웠던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정우용 선수하고 프로리그에서 할 때 엄청나게 준비를 많이 했다. 스트레스도 엄청심했는데 결국 빌드 싸움에서 지니깐 그냥 패했다. 너무 억울했다. 이번에는 반대로 편하게 오자는 생각이었는데 부담감을 떨치니 오히려 경기가 잘 풀린 것 같다"고 답했다.
D조 1위가 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조중혁은 "내 생각에 테란대 테란전을 가장 잘하는 선수는 (이)신형이형과 (조)성주다. 첫 경기 승리는 운이 많이 따랐던 것"이라며 "(박)령우형가 승자전은 메카닉 전략을 사용한 것이 잘 통했다. 그동안 메카닉을 령우형하고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그 덕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8강전 상대인 서성민을 방송인터뷰에서 압도하겠다는 밝힌 것에 대해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위축되기 싫어서 자신있게 말한 것이다. 프로토스가 사기여서 준비를 많이 해와야 할 것 같다. 여기다가 (서)성민이형이 네임밸류는 주성욱이나 김준호 선수에게 낮아보일수 있지만 실력은 결코 뒤떨어져지지 않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면서 8강전에 대해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중혁은 "내 테란전은 (이)신형이형과 (김)지성이형 한테 모두 다 배운 것이라 감사드리고 싶다. 아울러 최연성 감독님도 경기 시작 전 동기부여가 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도움이 됐다"고 팀 동료와 코칭스태프에 대한 감사인사를 전한 뒤 "연습을 도와준 사람 중에 아마추어 게이머 박근일이 있다. 정말 잘하는 선수다. 다른 팀이라도 빨리 프로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이번 8강 진출에 도움이 됐던 사람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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