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질병'에도 이광종 감독, 선수들 위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02.06 05: 59

급성 백혈병에도 이광종 감독은 선수들을 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기술위원회를 열어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이끌어온 이광종 감독이 급성 백혈병으로 더는 감독직을 수행하기 어려워져 본인 동의하에 신태용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광종 감독이 갑작스러운 고열로 귀국했고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이후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특히 선수들이 갑작스럽게 받아 들이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이 감독 본인과 가족들이 심사숙고 끝에 결정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부터 축구 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를 맡아 어린 선수들을 길러온 이광종 감독은 한국 축구의 풀뿌리를 튼튼하게 다진 지도자다. 2002년 15세 이하, 2005년 20세 이하 대표팀의 수석코치를 거쳐 2008년부터 17세 이하 대표팀 감독으로 활동했다.
이광종 감독이 얻은 성과는 대단하다.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에서는 8강까지 올랐다. 2011년 콜롬비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 세계 최강 스페인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석패했다.
그리고 2012년 AFC U-19 대회서 한국을 8년만에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1986년 이후 한국을 정상에 올려 놓으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가운데 이 감독은 갑작스럽게 건강상에 문제가 생겼다. 그럼에도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선수들이다.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많은 고민을 하셨다. 억측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발표하기 힘들었다. 병상에서도 응원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이 감독의 뜻을 존중해 언론에 비보도 요청을 전했다. 억측이 난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빠르게 복귀하기를 기원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랐다. 결국 축구협회도 빠른 행보를 통해 신태용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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