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악역인데 이상하게 응원하게 된다.
지성은 지난 5일 방송된 MBC '킬미힐미'에서 신세기 인격으로 열연을 펼치며 여심을 제대로 저격했다. 이날 신세기는 기억의 봉인을 해제하며 "차도현의 몸은 이제 내 것"이라고 선언한 바. 한 회 내내 신세기로 살아가며 카리스마 넘치는 나쁜 남자로 변신했다.
신세기는 원래 인격 차도현(지성 분)에 비해 나쁜 역할인 것은 맞다. 그러나 상대가 여성 시청자들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신세기는 극 중 오리진(황정음 분)을 짝사랑하고 있는데, 모두에게 차가워도 리진에게 만큼은 순애보를 드러내고 있어 모든 여성이 열망하는 조건을 갖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날 신세기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리진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가 하면, "가질 것 아니면 만지지마"라는 다소 오그라드는 멘트도 훌륭하게 소화했다. 살짝 그린 아이라인과 옆으로 시원하게 넘긴 올백 헤어스타일은 이러한 마성의 늪에 빠지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지성은 악과 슬픔을 함께 지닌 신세기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신세기가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겠지만, 어릴적 아픔에 눈물을 머금는 모습은 모성애마저 일으키게 만들었다.
게다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순애보의 모습까지 보이니 이 얼마나 완벽한가. 제멋대로 굴다가도 리진이 시키는대로 안전벨트를 맨다든지 하는 모습은 많은 여성들이 원하는 '꿈의 남성상'이라 더욱 시선을 사로잡았다.
극 중 차도현의 인격은 신세기에 잠식되어 있는 상태지만, 네티즌은 크게 안타까워하고 있지는 않는다. 타 드라마라면 주인공을 응원하기 마련이지만, 지성이 열연하는 인격들은 하나같이 팬덤을 형성할만큼 매력이 넘치기에 그런 현상이 적다. 특히나 신세기의 경우에는 여심 저격 인격으로서 더욱 응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성은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간 보이지 않았던 매력들을 한번에 펼쳐 보이며 재발견하게 했다. 진중한 역할을 줄곧 맡아오던 그가 일탈을 일삼는 하이에나 같은 성향의 남자를 이토록 완벽히 열연할 수 있다니, 회를 거듭할수록 호평이 늘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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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미힐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