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썰전' 김구라, 이 남자의 '웃픈' 힐링법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2.06 07: 03

방송인 김구라는 진짜 독설가다. 자신의 치부조차 거침없이 드러낸다. 담담한 말투와 유쾌한 설명이 웃기지만, 듣다보면 어쩐지 안타깝다.
김구라는 지난해 12월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 녹화를 앞두고 가슴 통증과 이명 증상을 호소하며 갑자기 병원에 입원했다. 김구라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음이 알려진 계기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억대의 빚 탓에 그의 명의로 된 집이 경매에 붙여진 사실도 알려졌다.
보통 연예인이라면 그런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입을 다문다. 김구라는 '웃픈'(웃기고 슬픈) 선택을 했다. 자신이 직접 나서 자신의 처지를 공개하고, 그것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방법이다. 어쩌면 김구라만이 가능한 독특한 해결법이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시사교양프로그램 '썰전'에서 그는 건강 보험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지역가입자인데 예전부터 서러움이 있었다. (아들인) 동현이 건강 보험료만 25만원이 나간다. 빚 갚느라, 보험료 내랴 허리가 휜다"고 앓는 소리를 냈다.
1인 미디어채널을 주제로 한 '예능심판자' 코너에선 "부부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그가 넌지시 밝혔듯 억대의 빚은 아내가 친인척의 보증을 잘못 서면서 생겨났다. "(1인 미디어를 한다면)부부 상담으로 진출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에서 고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구라는 "요즘 사람들만 보면 행복하다고 그런다"며 "최근 집안 물건을 다 낙찰 받았다. 아침 9시에 찾아왔더라"며 누구도 물어보지 않은 이야기들을 본인이 먼저 털어놨다.
새옹지마라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에게 대중들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과거 인터넷 방송 시절 거친 언변으로 구설에 오르던 그였다. 그의 집안사가 드러난 이후에는 응원의 목소리가 많아졌다. '웃픈' 자기 희화화에 대한 반응이기도 하다.
출연 중인 프로그램은 물론 시상식 수상 소감까지 너스레를 떨었던 그다. 진짜 독설가이자, 진짜 개그맨 김구라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jay@osen.co.kr
'썰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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