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m, “범가너-푸이그, 최고 라이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06 06: 00

야구는 기본적으로 투수가 던진 공을 타자가 치는 행동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동 포지션별로 라이벌 구도를 조명하는 일이 흔하지만 투수와 타자 사이에서의 묘한 기류도 흐르기 마련인 이유다. 그렇다면 투수와 타자 사이의 메이저리그(MLB) 최고 라이벌은 누굴까.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매디슨 범가너(26, 샌프란시스코)와 야시엘 푸이그(25, LA 다저스)도 그 유력한 후보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6일(한국시간) ‘타자-투수 사이의 라이벌 TOP 10’이라는 흥미로운 컬럼을 실었다. 대개 신체적·물리적 접촉이 이뤄지며 앙금이 생기는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투수와 타자의 사이는 특별한 것이 존재한다는 게 이 컬럼을 작성한 AJ 카사벨의 의견이다. 그리고 카사벨의 랭킹에서 범가너와 푸이그의 관계는 당당히(?) 1위에 올랐다.
두 선수는 기본적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고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와 LA 다저스의 간판들이다. 범가너는 지난해 철인과도 같은 활약을 선보이며 팀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겼다. 푸이그는 다저스의 화려한 선배 외야수들을 밀어내고 이제는 최고 스타 반열에 올랐다. 아직 20대 중반의 나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부딪힐 일이 많다. 게다가 이미 두 차례의 신경전으로 MLB 팬들의 시선을 붙잡은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발단은 지난해 5월 10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있었던 맞대결이었다. 푸이그는 범가너의 높은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쳐냈다. 여기서 범가너는 푸이그가 다소 거만한 자세로 베이스를 천천히 돌자 이를 참지 못하고 푸이그를 쏘아붙이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푸이그는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이냐”라는 제스처로 대응했다. 포수 버스터 포지와 심판이 제지하며 더 이상 확전되지는 않았지만 두 선수 사이에서 신경전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두 선수는 시즌 말미인 9월 24일 다시 충돌했다. 범가너의 변화구가 빠지며 푸이그의 다리에 맞았다. 고의성을 확신할 수는 없었던 상황. 이번에는 푸이그가 먼저 항의했다. 1루로 나가려던 푸이그는 갑자기 범가너에게 두 팔을 벌려 항의했고 이에 질세라 범가너도 맞받아치며 다시 분위기가 묘해졌다. 이번에는 양팀 선수들이 대거 몰려나오며 벤치클리어링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카사벨은 이에 대해 “자이언츠와 다저스의 대결이다. 틀림없이 현재의 야구에서 가장 큰 라이벌리다. 여기에 번뜩이는 파워히터 외야수(푸이그)와 전형적인 올드스쿨 강속구 투수의 대결”이라고 평가하면서 두 차례의 신경전을 상세히 묘사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아직 맞대결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은 두 선수지만 두 번의 신경전이 라이벌 관계를 급격하게 고조시켰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다른 라이벌 관계도 흥미를 모은다. 2위는 데이빗 오티스(보스턴)와 데이빗 프라이스(디트로이트)였다. 두 선수 역시 지난 6월 맞대결에서 벤치클리어링을 벌인 당사자들 중 하나였으며 경기 후에도 설전을 벌였다. 오티스는 “이것은 전쟁이다. 다음에도 프라이스가 나를 맞히면 그는 글러브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프라이스는 “오티스는 군인이 아니고 야구도 전쟁이 아니다”라며 맞받아치는 등 한동안 논란이 계속됐다. 오티스는 프라이스를 상대로 통산 타율 2할5푼, 2홈런을 기록 중이다.
3위는 ‘최고 투수’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에게 악몽을 안겨준 맷 카펜터(세인트루이스)의 관계가 뽑혔다. 4위는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과 다르빗슈 유(텍사스)였다. 트라웃은 유독 다르빗슈에게 강했는데 다르빗슈는 지난해 칼을 갈고 나온 끝에 상대전적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화제가 됐다. 5위는 역시 몸에 맞는 공을 두고 악연이 있는 브라이스 하퍼(워싱턴)와 콜 해멀스(필라델피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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