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승을 위해" 모건, 서산서 마음 다잡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2.06 06: 01

"우승할 수 있도록 네가 선두에 서라". 
한화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35)은 지난 2일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낙오했다. 김성근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을 따라올 몸이 되지 않아 잔류군이 있는 서산으로 귀국 조치 당한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서산 캠프를 이끄는 이정훈 2군 감독에게 모건을 맡겼다. 이 감독도 책임감을 갖고 모건의 상태를 체크한다. 서산에 온지 4일이 지났고,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모건이 서산에 도착하자마자 이 감독은 통역을 대동하고 면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감독은 모건에게 "빨리 몸 만들어서 오키나와 연습경기를 뛰어야 하지 않겠느냐. 네 자신이 마음먹고 운동해야 한다. 체력적으로 강하게 해라. 대신 필요한 것 있으면 무엇이든지 말해라. 내가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이튿날부터 훈련에 나선 모건의 몸 상태를 본 이 감독은 다소 실망했다. "작년 5월 중순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고 재활만 했다. 재활 기간 동안 운동을 많이 안 한 듯하다. 처음 우리 팀에 올 때 굉장한 선수라고 판단했는데 아직 공치는 것이나 수비하는 것을 보면 몸이 안 돼 있다"는 게 이 감독의 말. 
타격 기술적으로도 몇 가지 문제가 보였다. 이 감독은 지난해  이맘때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가 엄지 부상으로 2군에 있을 때에도 타격적인 조언을 해줘 적응을 도운 바 있다. 이 감독은 "피에는 한국야구를 굉장히 배우고 싶어 했다. 갈고 닦아서 공부하려는 마음이 강했다. 반면 모건은 자기 것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 한국야구를 쉽게 보는 면이 있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게 모건은 피에보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더 화려한 선수다. 2013년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었다. 나이도 30대 중반의 베테랑. 자신의 것이 강한 게 당연하다. 그렇다고 그냥 놓아둘 수도 없었다. 뭔가 강한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이 감독의 택한 방법은 채찍보다는 당근이었다. 
이 감독은 이날 저녁 아베 오사무 타격코치와 함께 모건을 고기집으로 데려갔다. 이 자리에서 한우 고기를 47만원 어치 먹었다. 이어 이 감독은 "내가 볼 때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비디오로 찍어뒀다. 이 부분만 고치면 넌 한국에서 무조건 성공한다"고 조심스레 말하며 기를 북돋았다. 그제야 모건도 "감독과 타격코치 조언을 열심히 받아들이겠다"며 마음을 열었다. 
이 감독은 "모건에게 팀이 먼저이지, 개인이 먼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여기에 맞춰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우리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네가 선두에 서야 한다"는 이 감독의 말에 모건도 "나의 마음도 그렇다"며 맞장구 쳤다. 갑작스런 서산행에 낙심했을 법한 모건이지만 이 감독의 관심과 배려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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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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