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ESPN의 짐 보든 칼럼니스트가 6일(이하 한국시간) 내셔널리그에 지명타자 도입을 주장했다. 최근 롭 맨프레드 신임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보다 공격적인 야구를 위해 수비시프트 금지를 연구해야 할 것이라는 발언이 계기가 된 것 같다.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발언 당시에도 ‘공격적인 야구를 원하면 내셔널리그에 지명타자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쉽고도 빠른 길’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다소 길지만 논지를 이해한다는 의미에서 원문을 거의 그대로 옮겨 봤다. 아래와 같다.
‘매년 인터리그 경기가 열리는 상황에서 한 리그에서는 지명타자를 기용하고 다른 리그는 그렇지 않다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월드시리즈에서 데이비드 오티스나 빌리 버틀러 같은 선수가 내셔널리그 구장에 가서는 벤치에 앉아 있고 일년 내내 몇 번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없는 아메리칸리그 투수들은 내셔널리그 구장에 가면 타자로 나서야 한다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고 공평하지도 않다. 가치도 없다.
아메리칸리그 팀들이 매년 1,600만 달러를 받는 오티스를 비롯해 지명타자들에게 연봉을 지불하면서도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는 벤치에 놔둬야 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게 보이기도 한다.

정규시즌 162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팀을 구성해야 하는 아메리칸 리그 팀들이 월드시리즈 승리를 위해 팀의 중요한 부분을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이건 그냥 잘못 된 일이다.
프런트로 대부분을 내셔널리그 팀에서 보낸 내 입장에서는 내셔널리그 브랜드와 전략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지명타자 도입을 주장했고 늘 실패했다.
메이저리그의 두 리그가 똑같은 룰을 갖는 유일한 방법은 지명타자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것은 야구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정규시즌(인터리그가 진행되는)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경쟁의 균형을 회복하고 공평함을 갖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맥스 슈어저를 위해 2억 1,000만 달러를 지불한다. 만약 슈어저가 타석에서 팔에 볼을 맞아 부상 당하거나 주자로 나갔다가 햄스트링 부상이라도 생긴다면 얼마나 멍청한 일인가. 팀들이 투수들에게 투자하는 순간 그것은 투수들이 투구 외에 상황에서 당할 수 있는 부상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시간이 왔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셔널리그에 지명타자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전체 구단 ¾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최소한 23개 구단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는 의미다. 다음 번 열리는 단장회의나 구단주 회의에서 이슈가 되어야 하고 표결에 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로 표결이 이뤄진 것은 1990년 초반 이후 한 번도 없었다. 가결 여부에 관계없이 표결 자체만으로도 현재 구단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던 만큼 이제 내셔널리그에 지명타자를 도입하는 문제 역시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시간이 됐다. 만약 변경에 찬성하는 구단이 ¾을 넘으면 2017시즌부터 내셔널리그에도 지명타자제가 도입될 수 있을 것이다. 내셔널리그 팀들이 이에 대비할 시간을 줘야 할 것이 때문이다. 선수 노조 역시 매일 15명이 선수들이 더 기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해 변화에 찬성할 것이라고 본다.
물론 내셔널리그에 지명타자를 도입하는 문제를 신임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우선순위에 놓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안다. 그래도 구단주들이 한가지 야구규칙을 원해 ¾ 이상이 찬성한다면 커미셔너도 룰 변경을 적극 지지할 것이다.’
보든 칼럼니스트도 인정했듯이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 경기 역시 나름의 재미가 있다. LA 다저스에서 활약한 박찬호나 류현진 경기를 많이 접한 한국 팬들도 지명타자 없는 야구 경기에 대해 의견을 갖고 계실 것이다. 보든 칼럼니스트의 견해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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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오클랜드 어슬래틱스 선수가 된 빌리 버틀러. 지난 해 캔자스시티 로얄즈 소속으로 월드시리즈에 나섰을 때 홈에서는 5번 지명타자를 맡았지만 원정에서는 벤치에 앉아 있어야 했다.ⓒ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