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롯데 자이언츠는 2년 연속으로 미국 애리조나에 전지훈련을 떠났다. 투수와 야수 전 선수단이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선수들도 그렇겠지만, 신인선수들의 첫 번째 목표는 해외 전지훈련 합류일 것이다. 롯데의 애리조나 전지훈련 캠프에 합류한 신인은 모두 4명으로 차재용, 손준영(이상 투수)과 전병우, 강동수(이상 내야수)였다.
그런데 이 명단에는 롯데의 1차 지명과 2차 1라운드 지명선수가 빠져 있다. 작년 신인선수 지명회의에서 롯데는 1라운드로 부경고 포수 강동관을, 2차 1라운드로 부산고-텍사스 출신 투수 안태경을 각각 뽑았다. 그리고 이들은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종운 감독은 강동관에 대해 "여기 애리조나는 전쟁터나 다름없다. 천천히 기량을 쌓는 곳이 아니라, 당장 시즌을 뛰기 위한 선수들이 몸을 만드는 곳이다. 강동관은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포수인데, 무리해서 이 곳에 데려오는 것보다 상동구장에 머무르며 차근차근 기량을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롯데 미래를 책임질 선수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포수왕국' 롯데는 선수층이 그 만큼 두텁다. 일단 주전포수 강민호를 시작으로 다른 팀이면 주전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장성우가 있다. 게다가 경찰청에서 기량이 급성장해 제대한 윤여운과 봉중근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쳤던 유망주 포수 김준태도 백업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들 4명이 애리조나 캠프에 참가한 포수인데, 이 감독은 그 이상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안태경의 경우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2009년 부산고를 졸업한 뒤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했던 안태경은 귀국해서 현역병사로 군 복무를 마쳤다. 공을 놓은 지 한참 되었기 때문에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조금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롯데 코칭스태프의 판단이었다.
경남고 감독으로 오랜 기간동안 재직했던 이 감독은 라이벌팀 선수였던 안태경을 많이 지켜봤었다. 그는 "안태경이 가진 공의 위력만큼은 정말 대단하다. 제구만 된다면 곧바로 주전으로 쓸 수 있는 선수다. 그런데 조급하게 몸을 만들려고 해서는 안 된다. 작년 마무리훈련 때 점검을 해보니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다 싶었다. 그래서 동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해외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못한 선수들은 적지 않게 낙담을 한다. 그렇지만 올해는 상동구장에서 훈련을 하던 선수들도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롯데는 올해 최초로 대만 자이현에 2군 캠프를 차렸다. 이 감독은 "몸을 잘 만들고 있으면 기회는 얼마든지 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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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경,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