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과 도전. 삼성 외야진의 현재 분위기다. 젊은 어깨들의 경쟁이 거세다. 지난해 삼성 외야의 한 축을 맡았던 박해민은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 반면 박찬도와 구자욱은 주전 도약을 꾀하고 있다.
박해민에게 지난 시즌은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시즌이었다. 박해민은 지난해 1군 전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3년까지 1군 경기에 한 차례 출장한 게 전부였고 지난해 전훈 캠프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1군 승격의 기회를 얻은 박해민은 대수비 또는 대주자 요원에서 1군의 주축 선수로 신분 상승했다.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박해민은 아쉽게도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119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7리(310타수 92안타) 1홈런 31타점 65득점 36도루를 기록했다. 그리고 신인왕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누리기도.

박해민 또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한해 잘 하면 견제가 들어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해 성적에 만족하고 발전을 꾀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부진할 수 밖에 없다. 상대가 나를 분석하는 만큼 나도 상대를 분석하고 2~3배 더 노력한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해 대주자 및 대수비 요원으로 뛰었던 박찬도는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덕분에 파워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류중일 감독은 "10kg 정도 늘어났는데 파워가 확실히 달라졌다. 타구에 힘이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도는 "백업 요원으로 살아 남는 것도 좋지만 주전 선수가 되는 게 최종 목표다. 지난해 대주자로 시작해 주축 선수가 된 (박)해민이처럼 나도 한 번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박찬도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머리를 짧게 잘랐다. 올해 만큼은 뭔가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가 묻어 났다.
구자욱은 요즘 가장 핫한 선수다.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마치고 복귀한 그는 출중한 외모와 무궁무진한 잠재 능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구자욱은 컨택 능력도 뛰어나고 스윙 궤도 역시 좋다. 구자욱을 보면 박용택(LG)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상무 시절 외야까지 수비 범위를 넓힌 그는 "외야가 더 익숙하다"고 한다. 기회라는 게 자주 오는 게 아니다. 구자욱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절체절명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각오다. 삼성의 한 코치는 "요즘 세 선수의 눈빛이 다르다. 자리 싸움이 치열하다"고 귀띔했다.
끊임없이 경쟁 체제가 이어 지면서 팀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누가 주전이 되든 이러한 분위기 만으로도 팀과 개인 모두 성장하는 좋은 계기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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