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왕의 얼굴’ 이 시대의 광해, 서인국만 같아라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2.06 09: 14

KBS 2TV ‘왕의 얼굴’이 이 시대 리더들에게 보내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며 종영했다. 그간 누구의, 어떤 얼굴이 ‘왕의 얼굴'인지를 놓고 극명하게 대립되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그려왔던 이 드라마가 내린 결론은 “왕의 얼굴은 백성이 만드는 것”이었다.
지난 5일 종영한 ‘왕의 얼굴’에서 광해(서인국 분)는 신하 허균(임지규 분)에게 내가 성군의 길을 가지 못할 때에는 자네가 잊지 말고 나를 한없이 질타해주게. 나를 채찍질해줘야 한다”고 부탁을 했다.
이어 “용안을 지켜보겠다”는 허균의 다짐에 그는 “내 얼굴이 아니라 백성들의 얼굴을 봐야하네, 백성들의 얼굴이 바로 군주의 얼굴 일세”라고 말했다. 이는 백성들을 생각하는 성군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었던 광해의 어진 성품을 알려주는 동시, 드라마가 끝까지 끌고 왔던 메시지의 절정이기도 했다.

그간 광해의 아버지 선조(이성재 분)는 자신의 얼굴이 용안비서에 적힌 성군의 얼굴이 아닌 것으로 인해 고뇌했다. 반면 자신의 아들 광해가 성군의 얼굴이 되지 않도록 침을 놓고, 그의 세자 자리를 빼앗으려 사사건건 훼방하며 못난 아버지의 모습을 보였다.
선조가 그토록 불태워 없애길 원했던 용안비서는 모든 비극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왕이 되고 싶었던 김도치(신성록 분)는 왕의 얼굴에 대한 모든 것이 적혀 있는 용안비서를 갖기 위해 여러 사람을 죽이고 괴롭히는 악행을 저질렀다. 결국 광해를 찾아와 용상 위에 도발적인 포즈로 앉아있던 그는 “내가 (용상에 앉을) 자격이 없다면 광해 너는 자격이 있느냐. 너는 태어날 때부터 가졌던 그것들은 난 아무것도 갖지 못한 채 태어났다. 하여 이곳까지 오는 데 다른 방법은 없었다. 한데 어찌 네가 함부로 내게 자격이 없다 말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여기서도 광해는 진짜 왕, 리더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고뇌에 찬 대답을 했다. “네 놈은 그 자리가 온갖 권세와 특권을 누리는 자리로 보이더냐? 그 자리는 이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져야하는 자리다. 해서 돌아가신 선왕이 그리 번뇌하셨고, 나 역시 지금 이리도 두려워하는 것이다”라며 “네가 그 자리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격이 없는 것이다”고 말하는 광해의 말에 김도치는 이성을 잃었고, 끝내 광해의 칼에 죽음을 맞이했다.
결국 ‘왕의 얼굴’이 광해의 성장을 통해 보여준 것은 진정한 리더의 의미였다. 왕의 얼굴에 걸 맞는 특정한 관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의 얼굴을 살피는 자가 진짜 왕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결론은 오늘날 리더들에게도 시사 하는 바가 있어 그 의미가 크다.
더불어 광해 역을 맡은 서인국은 그간 감성 넘치는 연기로 새로운 광해의 캐릭터를 구축,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첫 사극 도전임에도 불구, 다시 한 번 공감을 자아내는 몰입도 높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록 시청률에서는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서인국의 이 같은 활약은 칭찬해줄만 하다. 그런 면에서 서인국은 극 중 배역인 광해처럼 시청자들의 얼굴과 마음을 살피는 데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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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얼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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