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자이언츠' 공청회, 몽상가 평가 뒤집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2.06 13: 00

지난 해 CCTV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롯데 자이언츠가 곤혹스러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감독부터 구단 프런트 수뇌부까지 모두 바뀌었지만 팬들의 차가운 반응은 계속되고 있으며, 이제는 시민구단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부산 자이언츠 협동조합 설립기획단(이하 기획단)'은 6일 오후 3시 부산 YMCA 17층 대강당에서 부산 롯데 시민구단 추진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기획단은 구단 인수자금으로 거론되었던 금액 등 향후 일정 마스터플랜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 시민구단 이야기가 나오게 된 계기는 작년 CCTV 사태가 결정타였다. 시즌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롯데는 시즌종료 후 선수들의 성명서 발표와 CCTV 감찰 파문이 터지면서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성난 팬들은 거리로 나와 롯데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후 롯데는 사장과 단장 등 구단 수뇌부가 교체되었고 코칭스태프 역시 물갈이되었다.

롯데에 실망했던 이들 중 일부는 이번 시민구단 추진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단이 지난 3일 발표했던 내용에 따르면, 30만명의 조합원이 30만원을 출자해 900억원을 모으는 게 목표다. 이 중 400억원으로 롯데 구단을 인수하고, 연간 회원비 12만원으로 매년 360억원으로 구단 운영을 한데는 게 골자다.
그렇지만 이러한 계획안에 야구 팬들은 냉소적인 반응이다. 일단 30만명의 조합원을 모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축구클럽 FC 바르셀로나 시민구단 개념인데, 카탈루냐 지방 시민 12만명이 조합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이들이 연간 지불하는 금액도 우리 돈으로 12만원 정도다.
게다가 야구단 운영은 연간 200억원 이상 들어간다. 기획단 측에서는 30만명의 조합원으로부터 매년 12만원을 걷어 360억원을 조성한다고 밝혔는데, 실현 가능성이 낮은 '몽상'에 가깝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획단의 이번 추진에 야구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은 모두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획단 측에서는 6일 공청회에서 가능성이 있는 비전을 보여줘야만 할 처지다.
한편 롯데 구단은 이번 사태에 대해 무대응 원칙을 세웠다. 이윤원 단장은 "팬들의 질책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거듭 자세를 낮췄다. 기획단 측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은 안을 내놓아 대다수 야구팬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대응을 하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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