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사 없다’ SK 외국인 3인, 힘찬 출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06 13: 00

SK 재도약의 핵심 퍼즐들인 외국인 선수 3인방의 팀 적응이 순조롭다. 낯선 이국의 팀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각자의 목표를 다지는 중이다. 세 선수의 활약 여부에 많은 것이 걸려 있는 만큼 출발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볼 수 있다.
SK는 지난해 외국인 선수 농사를 망쳤다. 개막을 함께 한 루크 스캇, 조조 레이예스, 로스 울프가 모두 시즌 중도에 이탈했다. 실력, 인성 문제가 동시에 불거져 나오며 구단을 곤혹스럽게 했다. 레이예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온 트래비스 밴와트가 맹활약하며 팀에 힘을 실었지만 부상으로 완주는 하지 못했다. SK는 시즌 막판 국내선수만으로 경기를 치른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똘똘한 외국인 하나만 더 있었어도…”라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올해 외국인 선수 인선에는 엄청난 공을 들였다. 이름값보다는 실력과 한국무대에 얼마나 어울리는 선수인지를 먼저 봤다. 밴와트와 재계약에 성공한 SK는 그 대전제 속에서 우완 메릴 켈리와 우타 외야수인 앤드류 브라운을 선발해 외국인 라인업을 완성했다. 켈리는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으나 탬파베이 팜에서도 주목을 받은 젊은 투수다. 브라운은 공·수를 겸비한 중장거리 타자로 기대가 크다. 김용희 감독이 일찌감치 점찍었던 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더라도 한국무대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허사다. SK도 경험을 통해 이를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아직 외국인 선수의 기량에 대해 이야기는 자제하는 분위기다. 김용희 감독도 지금 현재의 컨디션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시즌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는 외국인 선수는 더 그렇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 짚인다. 바로 분위기다. 한국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열망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이미 한국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뒤 몇 배가 뛴 연봉에 재계약을 한 밴와트는 2년차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내심 지난해 막판 팔꿈치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 올해는 더 체계적인 준비를 할 시간이 있었던 만큼 두 자릿수 승수를 넘어 선발 로테이션을 이끄는 축으로 자리한다는 각오다. 켈리는 계약 당시부터 한국무대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을 정도로 한국행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가장 늦게 계약한 브라운 또한 묵묵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셋 사이의 분위기도 좋다. 한국무대를 먼저 경험한 밴와트가 분위기를 주도한다. 켈리나 브라운도 소극적인 성격은 아니라 잘 어울려 다니며 음식이나 문화 등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의 귀띔이다. 또한 이들은 마이너리그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자의 등장과는 관계없이 외국인을 가족 같이 여기는 한국 특유의 팀 문화에 고마워하고 있다.
경과도 순조롭다. 밴와트는 기량이 검증된 투수다. 자신의 페이스대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고 코칭스태프도 믿음이 있다. 켈리는 일찌감치 불펜피칭을 시작하며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직 최고 컨디션은 아니지만 모든 공이 무릎 주위에서 형성되는 제구력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브라운은 동료들이 더 호평이다. “임팩트 순간 힘이 있고 어깨도 강하다. 좋은 선수다”라는 동료들의 증언이 끊이지 않는다. 세 선수가 SK의 외국인 잔혹사를 끊어내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
SK 와이번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