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4번타자 박병호는 올해 의미 있는 기록에 도전한다. 프로야구 최초의 4년 연속 홈런왕이 그것이다.
지난 1983~1985년 삼성 이만수, 1990~1992년 빙그레 장종훈, 2001~2003년 삼성 이승엽이 3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으나 4년 연속은 누구도 밟지 못한 고지. 2012~2014년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의 기세라면 4년 연속도 크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지난 3년간 박병호는 여유 있게 홈런왕을 거머쥐었다. 2012년 31개로 2위 최정(26개)에 5개차로 앞섰고, 2013년에도 37개의 홈런으로 2위 최형우(29개)보다 8개가 많았다. 52홈런을 몰아 친 지난해 역시 2위 강정호(40개)를 12개차로 넉넉하게 따돌렸다. 올해 만 29세로 아직 젊다.

이만수과 장종훈이 4년 연속 홈런왕이 되지 못한 데에는 부상이 가장 큰 이유였다. 1986년 이만수는 59경기에 출장에 그치며 16홈런에 만족했다. 1993년 장종훈도 97경기에만 출장하며 17홈런에 머물렀다. 이승엽은 2004년 일본 무대로 진출해 기록이 끊겼다. 박병호에게도 부상이 가장 무서운 적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경쟁자들의 도전을 간과할 수 없다. 박병호 천하를 깨기 위한 도전자들의 기세를 주목해 볼 만하다.
외국인 타자 중에는 NC 에릭 테임즈가 박병호의 홈런왕을 저지할 만한 유력 후보. 지난해 한국 데뷔 첫 해부터 37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특히 리그 적응을 마친 후반기에만 47경기에서 16홈런을 몰아쳤다. 오프시즌 웨이트 훈련으로 몸을 더 키우며 파워가 업그레이드 돼 기대가 크다.
삼성 4번타자 최형우도 홈런왕 출신답게 토종 타자 중에서 박병호를 견제할 1순위로 꼽힌다. 2011년 홈런왕(30개)에 올랐던 그는 지난해 부상으로 15경기를 빠지고도 개인 최다 31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최근 7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홈런에 20홈런 이상만 5시즌이 된다. 꾸준함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도 주목 대상. 최근 3년 연속 20홈런 미만으로 장타력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해는 장타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그에게 30홈런을 주문했다. 더 강력한 4번타자가 되어달라는 의미. 2008년 홈런왕(31개) 경력이 있는 그이기에 장타 감각만 되찾으면 위협적이다.
이외 지난해 32홈런으로 노익장을 과시한 이승엽(삼성)과 첫 30홈런 시즌을 보낸 신성 나성범(NC) 그리고 신입 외국인 타자 중에서 최고 거포로 평가받는 앤드류 브라운(SK)도 홈런왕 후보로 꼽힌다. 과연 '박병호 천하'였던 홈런왕 레이스에 새바람이 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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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테임즈-최형우-김태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