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삼성)에게 지난해는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한 한 해였다.
7년 만에 국내 무대에 돌아와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반면 개인 성적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31세이브를 거뒀지만 평균 자책점이 5.84로 높았고 9차례 블론 세이브를 범하며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임창용은 "복귀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지만 개인 성적이 좋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로서 갖춰야 할 부분에서 많이 미흡했다"고 말했다.
임창용은 지난해의 아쉬움을 딛고 올 시즌 명예 회복을 위해 전력 질주할 태세. "괌에서부터 차근차근 몸도 잘 만들어왔고 시즌에 맞춰 몸을 만들어도 되기 때문에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다. 아직 정해진 자리는 없지만 천천히 만들어서 시범 경기에 맞출 생각이다".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시도했던 작년 이맘때와는 달리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2012년 7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던 임창용은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2년간 풀타임으로 뛴 적이 없다. 그래서 지난 시즌이 내게는 좋은 경험이었다"며 "작년에는 컨디션도 좋지 않았는데 급하게 몸을 만들다 보니 안 좋았다. 이제는 여유가 있는 만큼 천천히 하나씩 해보겠다"고 말했다.
임창용은 통합 5연패 달성과 더불어 하나의 목표를 내세웠다. 다름 아닌 개인 통산 4번째 구원왕 등극이 그것이다. "은퇴하기 전에 구원왕 타이틀 한 번 가져와야 하지 않을까. 올해부터 경기수도 늘어났는데 37~38세이브 정도 하면 1위에 오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항상 자신은 있다"는 임창용의 표정에는 비장한 각오가 묻어났다.
류중일 감독은 임창용을 향해 무한신뢰를 보냈다. "지난해 (임)창용이가 없었다면 우승하지 못했다"는 류중일 감독은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참 잘해줬다. 창용이가 있고 없고 차이는 분명히 크다". 그리고 김태한 투수 코치는 "임창용이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됐지만 신체 나이는 젊은 선수들보다 낫다"며 "수술하고 가면 갈수록 좋아지는 상태다. 올해가 작년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창용이 지난해의 아쉬움을 떨쳐내고 올 시즌 '창용불패'의 이미지를 되찾을까. 그렇게 된다면 삼성의 통합 5연패 달성 가능성은 더욱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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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