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있었다. 그 땀 속에서 가능성이 보이고 그 가능성이 희망을 만들고 있었다. SK 퓨처스팀(2군)이 강화도의 찬바람도 잊고 강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은 2군이지만 미래의 1군 재목이 SK가 마련한 최신 시설 속에서 무럭무럭 크고 있다.
SK는 현재 사실상 세 개의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1군 본진은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1차 전지훈련을 소화 중이다. 여기에 박희수 박정배 등 투수 5명은 괌에서 재활캠프를 차리고 몸 상태를 가다듬는 데 열중이다. 그리고 퓨처스팀과 루키팀 선수들은 강화도에서 심신을 가다듬고 있다. 비록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열기는 1군 못지않다. 최신 시설이 선수들의 동기를 자극하며 최상의 훈련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육성을 팀 내 최고 모토 중 하나로 내건 SK는 2013년 초부터 강화도 길상면 일대에 2군 전용 숙소 및 경기장을 건설했다. 총 공사비 450억 원을 들이는 등 구단 역량을 집중했다. 현재 퓨처스팀과 루키팀 선수들이 훈련을 진행하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진척이 됐다. 훈련 및 선수들의 숙식을 돕기 위한 시설은 모두 최신식으로 완공돼 사용하고 있다. 막바지 내부 공사를 마친 뒤 3월 중순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다.

선수들도 시설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강화 SK 드림파크는 센터 120m, 좌우 98m의 정식 규격을 가진 천연잔디구장 1면과 그 외 별도로 훈련을 진행할 수 있는 인조잔디 1면을 갖추고 있다. 휴식 시설 및 웨이트트레이닝장도 최신식으로 단장해 드림파크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다. 숙박 시설도 1인 1실로 아무런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했다. 떠돌이 생활을 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1군에 대한 동기부여가 가장 크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정도까지 비교적 빡빡한 훈련 일정을 이어지지만 모두가 군말 없이 그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원동력이다. 따지고 보면 모두 1군 진입을 향한 경쟁자이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도와주는 훈훈한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새롭게 올해 2군 주장으로 선임된 윤중환은 “지금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 선수들이 각자 알아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아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강화에 머무는 선수들이 가장 중점에 두는 부분은 한 시즌을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다. 몸이 아픈 선수들은 물론, 정상적인 선수들도 웨이트트레이닝에 열중해 웨이트장이 항상 북적일 정도다. 그리고 이제는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오는 12일 선수들이 2군 전지훈련이 기다리고 있는 대만으로 떠나 다음달 10일까지 훈련 및 실전을 치른다.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 명단에 탈락하는 선수들도 여기에 합류할 것으로 보여 분위기는 한껏 뜨거워질 전망이다.
비록 1군에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도 SK는 신진급 선수들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내며 1군에 대거 진입했다. 사령탑 성향도 긍정적이다. 지난해까지 팀 육성총괄로 1군은 물론 퓨처스 및 루키팀 선수단까지 포괄적으로 살펴본 경험이 있는 김용희 감독이다. 실력 있는 2군 선수들은 언제든지 중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도 2군 선수들의 성장을 누구보다 즐거워 한 지도자다. 2군 선수들도 이를 알고 있다. 한 번 2군이 영원한 2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땀 자체에 기대가 모이는 2015년 초의 강화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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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드림파크에 모습을 드러낸 실내연습장. 천고는 국내 실내연습장 중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