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순수 신인왕 명맥, 8년 만에 이어질까?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2.07 14: 20

2007년 임태훈(두산)이 신인왕을 차지한 뒤부터 신입 선수들의 신인왕 수상은 없었다. 2008년 최형우(삼성)부터 지난해 박민우(NC)까지는 모두 입단 후 최소 1년 이상을 프로에서 보낸 뒤 신인왕을 받은 케이스였다.
고졸은 물론 대졸 중에서도 첫 해 신인왕은 7년간 나타나지 않았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격차가 점점 심해져 최근에는 신인왕은커녕 신인이 1군에서 풀타임을 보내는 일도 보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특급 신인들이 8년 만의 ‘순수 신인왕’ 탄생을 기대케 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빋는 신인은 한화 김성근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김민우다. 신인 2차지명에서 전체 1순위로 입단한 김민우는 ‘우완 류현진’ 같은 인상을 풍긴다. 고치에서 있었던 자체 연습경기에서도 한 경기에 3이닝 4탈삼진을 해내는 등 뛰어난 구위를 뽐냈다.

당장 선발진에 투입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선발진이 토종 에이스 이태양과 외부에서 영입한 4명(배영수, 송은범, 쉐인 유먼, 미치 탈보트)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탄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스윙맨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 팀이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장기레이스에서는 5선발 못지않게 스윙맨의 몫도 크다.
지난해 서울권 고교 투수 중 최대어였던 최원태(넥센)도 선발 자리를 꿰찬다면 신인왕 후보가 될 잠재력을 갖췄다. 마침 팀이 원하는 것도 선발이다. 염경엽 감독은 불펜의 핵심 셋업맨이었던 한현희를 선발로 돌릴 정도로 토종 선발투수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원태는 기존의 문성현, 금민철, 하영민, 부상에서 돌아올 오재영 등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급선무다.
kt의 신인 투수들은 누구보다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입단 첫 해 신인들은 아니었지만 NC가 1군에 뛰어든 뒤 매년 신인왕(이재학, 박민우)을 배출하고 있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신인들에게는 기회가 곧 힘이다. 그런 면에서 kt의 신인들이 가진 힘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사이드암 엄상백과 우완 주권은 당장 선발진에서 뭔가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평가다. 조범현 감독도 이들을 선발 후보군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kt는 대졸인 좌완 이창재를 처음부터 불펜 자원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선발됐던 홍성무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당장 전력에 포함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세 신인이 보여줄 패기 넘치는 피칭은 신생팀의 희망이다.
야수 중에서는 황대인(KIA)이 다크호스다. 파워 넘치는 타격과 강한 어깨를 가진 황대인은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장차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잇는 거포형 센터라인 내야수로 성장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경기고 시절부터 파워는 최고였다.
부상만 없다면 기회는 충분히 주어질 수 있다. 유격수는 강한울이 주전이지만 강력한 백업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 2루는 무주공산이다. 김주찬이 2루수 훈련을 한다고 하나 어디까지나 보조 포지션이다. 3루를 꿰차고 있는 이범호도 부상에서 자유롭지 않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황대인의 활용도는 기대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
이외에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듬뿍 받고 있는 박지규(LG), 지난해 고교에서 최고 수준의 구속(149km)을 찍은 채지선(두산) 등이 반란을 일으킬 후보들이다. 코칭스태프가 따로 언급하지 않은 이상 숨겨진 원석들은 시즌이 지나서야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인왕도, 순수 신인도 아니었지만 지난해 혜성같이 나타난 박해민(삼성)같은 신선한 선수가 올해 신인 중에서 배출될지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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