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천정명이 안방극장으로 하여금 ‘부들부들’ 쥐었던 주먹을 풀고, 한없이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뻔뻔한데 보면 볼수록 멋있는 남자로 ‘안방 어택’에 성공한 것. 그는 ‘하트투하트’에서 빙빙 돌려가면서 말하는 일이 없고, 자신의 잇속을 계산하는 일이 없는 ‘돌직구 매력’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또 한 번 훔쳤다.
천정명은 현재 tvN 금토 드라마 ‘하트투하트’에서 대인기피성 안면홍조를 앓고 있는 차홍도(최강희 분)를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 고이석을 연기 중이다. 이석과 홍도는 의사와 환자 사이를 넘어 현재 사랑하는 사이. 천정명은 이 드라마에서 툭툭 던지는 현실성 있는 말투로 잘생긴 외모와 자신의 마음 표현에 언제나 적극적인 바람직한 성향 빼고는 어딘가 있을 것 같은 ‘현실 남자’를 연기하고 있다.
이석은 허세 가득하게 포장해서 말하는 것보다 무심한 듯 툭 던지는 말 한마디가 멋있는 남자다. 천정명의 도회적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모성애를 자극하는 매력이 어우러지며 멋있는 인물로 표현되고 있다.

다만 극중에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석의 불안한 행보에 홍도가 오해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아슬아슬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드라마의 전개상 어쩔 수 없이 이석이 전 여자친구에게 휘둘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홍도가 불안해하는 것을 알면서도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서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했던 것도 사실.
이 가운데 지난 6일 방송된 9회는 속앓이 좀 했던 시청자들을 확 달래주는 이석의 속시원한 ‘사이다 고백’이 펼쳐졌다. 홍도는 이석에게 “나 가지고 노니까 좋으냐. 왜 다른 여자랑 달라서 나랑 놀았냐?”라고 분노했다. 그동안 참고 눈물만 짓던 홍도가 처음으로 이석에게 질투심을 드러낸 것.
홍도가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이석은 자신의 감정 표현에 서툰 홍도가 폭발할 때까지 기다렸다. 이석은 “이제 물어보냐? 그놈의 열등감...너 없으면 안 돼. 왜 울어”라고 거침없는 사랑 고백을 했다. 이석과 홍도의 단단한 사랑을 바라는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치게 만들었던 오해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눈물을 닦아주고 홍도를 지긋하게 바라보는 이석의 따스한 눈빛이 멋스럽게 그려졌다.
사실 이석은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는 인물. 전 여자친구의 질척거리는 행동에 “내가 남자 중에 남자라는 것을 아는 거다”, “나 정도 되는 남자랑 만나면 이건 껌이어야 한다”라고 뻔뻔한 말본새로 무장했다. 이석이 얄밉지 않고 솔직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은 친근하고 호감도 있는 천정명이 연기했기 때문. 말투는 가볍지만 마음만큼은 진중하게 연기하고 있다.
천정명은 힘을 상당히 뺀 후 마치 드라마가 아니라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듯 편안한 말투로 대사를 소화하며 시청자들과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천정명의 연기는 마치 드라마 속 배우와 연애하는 기분을 유도하며 죽어있는 연애세포도 깨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천정명은 귀여운 얼굴과 대비되는 남자다운 성향을 뽐내는 배우. 그는 대놓고 사랑 기운을 풍기는 이 드라마에서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한편 ‘하트투하트’는 주목 받아야 사는 정신과 의사 고이석과 주목 받으면 죽는 대인기피성 안면홍조를 지닌 여자 차홍도의 로맨스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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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투하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