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t 윤도경의 각오, “마지막 팀이라는 생각으로 도전”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2.07 13: 00

신생팀 kt 위즈에는 제 각기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절실한 마음으로,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도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 베어스를 떠나 kt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된 포수 윤도경(26)도 그 중 하나다.
윤도경은 2008년 2차 6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시절부터 공격형 포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두산 포수진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한 채 지난해 방출됐고 kt가 재빨리 그를 영입했다. 방출 당시 kt 외의 다른 구단도 윤도경 영입을 시도했을 정도로 주목받는 자원이다. 이제 윤도경은 kt가 마지막 팀이라는 각오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만난 윤도경은 “두산에서 야구를 했을 때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여기 와서 마음은 편하다. 마지막 팀이라는 생각으로 도전을 하는 것이다”면서 “물론 부담감도 있지만 그것보단 유니폼을 입지 못하던 때가 있었기 때문에 운동하고 있는 자체가 너무 좋다. 행복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kt는 나한테 지옥 같은 팀이자 천국 같은 팀이다. 몸은 힘들고 무거운데 너무 재미있다. 관심을 가져주시고 기회를 많이 주시니 의욕이 넘친다”고 덧붙였다.

윤도경은 스스로를 ‘투박한 플레이를 하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두산 시절 그 모습 때문에 기회를 얻지 못한 것 같다”는 게 윤도경의 생각이다. 그는 “야구를 예쁘고 멋있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던 것 같다. 보기에 안 좋다는 이유로 기회도 잡지 못하게 된 것 같다. 야구를 못하게 되니 서운하면서도 절실함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kt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은 어릴 때부터 윤도경의 모습을 꾸준히 봐왔다.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고 포수 자원이 필요한 kt에 제격이었다. 윤도경은 “팀장님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어쨌든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도 아니고 2군에서만 오래 뛰었던 선수다. 그런데도 신고 선수가 아닌 정식 선수로 바로 들어왔기 때문에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윤도경은 1군에서 뛰기 위해 스프링캠프의 강훈련을 착실히 소화하고 있다. 그는 “두산에 있을 때는 기술적인 훈련이 많았는데 여기서는 기술 뿐만 아니고 체력이나 기본적인 훈련을 중요시 한다.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장재중 배터리 코치님이나 조범현 감독님께서 기본기를 강조하시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나는 투박한 면이 강하니까 기본기 쪽을 갈고 닦는 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윤도경을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이야기는 바로 ‘파워’다. 윤도경의 파워는 이미 1군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서 “스스로 힘에 자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물론 항상 칠 때 살짝 치진 않는다. 그러나 힘이 좋다기 보단 있는 힘을 잘 이용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다 멀리 칠 수 있지만 선수들 개개인의 스타일이 다른 것이라 생각한다. 나보다 멀리 칠 수 있는 사람도 많다. 단지 뭐든지 칠 때 전력으로 다 한다는 생각이다. 코치님들도 장타를 원하시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수비에선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윤도경은 경기에 나서다 보면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는 “수비를 잘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못 한다고도 생각 안 한다. 수비는 연습만으로 할 수 있는 부분과 경기에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두산에선 기회가 적어서 수비가 많이 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코치님이 많이 늘었다고 하시는데 아마 대구 마무리 캠프 때 경기를 많이 나가서 점점 수비가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경기를 뛰면서 늘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윤도경은 포수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그는 “두산 시절 투수, 1루수, 외야수 안 해본 포지션이 없었다. 타석에서 정교함이 떨어진다 해서 왼손 타자로 바꿔보기도 했다. 하지만 원래 포수이다보니 포수로 성공하고 싶다. 수비에서 기본적인 틀을 만들고 출장 기회를 많이 갖고 싶다. 포지션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내부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 윤도경은 “팀 내 경쟁은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누구보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보단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리다보면 기회가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할 것만 하면 될 것 같다. 두산 때를 생각하면 경쟁심이 있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다. 오히려 나 자신을 믿고 하다 보면 기회는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도경에겐 오직 “열심히 보다는 잘 하자”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는 “기회가 돼 1군에서 뛰는 선수가 된다면 풀타임도 뛰고 싶고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 ‘잘 하자’는 생각밖에 없다. 일단 1군 경험이 없어서 ‘홈런 몇 개를 치겠다’ 이런 목표는 빠르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빨리 적응을 하느냐가 문제다. 시즌 초반에 기회를 잡지 못하면 타석에 설 기회가 없을 것이다. 결국 홈런 개수보다는 최대한 좋은 타격, 팀에 도움이 되는 타격을 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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