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이 없으면 고치 안 데려간다".
한화 1군이 있는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 못지않게 서산 잔류군 캠프에도 긴장감이 넘쳐흐른다. 이정훈 2군 감독이 이끄는 한화 잔류군은 김성근 감독의 1군이 2차 캠프지 오키나와로 이동하는 15일 고치로 해외 캠프를 떠난다. 이정훈 2군 감독은 김성근 감독에게 꾸준하게 훈련 현황을 보고하며 2군 해외 캠프 명단도 조율 중이다.
한화는 고치 캠프에 현재 선수만 51명의 대규모 인원으로 구성돼 있다. 서산에도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과 신고 선수들을 포함해 30명 가까운 선수들이 있다. 그러나 모두를 고치로 데려갈 수 없다. 1군이 고치에서 오키나와로 이동할 때 20명 가까이 2군으로 빠진다. 남은 서산 인원들끼리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정훈 2군 감독도 베테랑과 신예를 가리지 않고 6일 훈련, 1일 일정으로 타이트하게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2군이 1군을 따라잡으려면 더 많은 훈련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덕에 투수 조지훈, 내야수 조정원·정유철, 외야수 채기영이 서산에서 1군의 부름을 받고 고치로 갔다. 언제든 기회의 문이 열려있다.
이 감독은 "2군은 강해야 된다. 강하게 해도 몇 명이 1군으로 갈 수 있을지 모른다. 나부터 타협하지 않고 타이트하게 가고 있다. 절실함이 없는 선수는 감독님께 연락해 고치에 데려가지 않겠다"며 "김성근 감독님이 딱 하나 부탁했는데 선수들의 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하셨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훈련 전 서키트 트레이닝으로 단련시키고 있다. 매일 오전 1시간을 하는데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훈련이다"고 말했다.
6일 훈련, 1일 휴식으로 빡빡하게 가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이 감독은 "비활동기간 45일을 쉬었기 때문에 고치로 떠나기 전까지 체력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격일로 하던 서키트 트레이닝도 이번 주부터 매일 하고 있다. 이제 2주 정도 했지만 투수와 타자 모두 힘이 붙기 시작했다. 체력부터 철두철미하게 해서 고치로 떠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했다.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도 몇몇 보이기 시작한다. 이 감독은 "정재원과 황재규가 열심히 하고 있다. 정재원은 변화구를 많이 연습하고 있다. 150km를 던져도 변화구가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황재규도 작년과는 달라졌다. 계속 좋아져간다"며 "김광수도 괜찮은 공을 갖고 있다. 서산에 와서 좋아지고 있다. 몸만 잘 만들면 1군 가능성이 있다"고 동기부여를 했다.
악바리로 유명한 이 감독이 더욱 독하게 선수들을 몰아붙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김성근 감독이 2군을 믿고 맡긴 것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이 감독은 "감독님이 믿어주시는 만큼 부담이 된다. 세밀하게 구석구석까지 보고 있다. 지난 2년도 열심히 했지만 더 힘들어졌다"며 "믿고 맡겨주신 만큼 한 명이라도 더 1군에 올려 보내드려야 한다. 이거 안 되면 내가 창피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감독의 고치 캠프 못지않게 이정훈 2군 감독의 서산 캠프에도 전운이 감도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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