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은 훌륭한 '선수'다. 강력한 물리적인 힘에 빠른 상황판단, 상대의 수를 읽고 기술을 적용하는 동물적인 감각까지 갖춘 '힘 센 여우'. 이 같은 재능은 그를 씨름판에서 뿐만아니라 방송계에서도 빛나게 했다. 활동하는 그라운드만 달라졌을 뿐 그는 여전히 천하장사다.
그가 가진 특유의 에너지는 SBS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하 '스타킹')을 400회까지 끌어올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다. 2007년 1월 13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햇수로 9년. 중간에 1년 정도 공백이 있었지만, 강호동은 '스타킹'과 역사를 함께하며 프로그램이 장수하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해냈다.
'스타킹'은 놀라운 장기와 가슴 뭉클한 사연을 가진 일반인들이 출연해 무대를 꾸미는 프로그램. 강호동은 자칫 뻔한 '일반인 장기자랑'이 될 수도 있는 프로그램에 양념을 치고, 출연자들의 장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끌어내 보는 맛을 더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강호동은 '스타킹'에 최적화 된 MC다. 정적인 스튜디오물에 힘있는 진행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연예인 패널들과 일반인 출연자들을 적절히 융화시켜 다양한 재미를 만들어낸다. 특히 자진해서 망가지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으로 일반인 출연자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배려가 돋보인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강호동의 오버스러운 리액션 또한 이러한 배려에서 기인한 것이다. 놀라울만한 장기를 들고 나온 참가자들에 대한 다양한 리액션은 일종의 격려. 일반인을 더욱 특별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그의 진행능력은 '스타킹'의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살려준다. 강호동과 '스타킹'. 이쯤 되면 환상의 궁합이 아닌가.

'스타킹'은 주말 프라임시간대를 장식하는 SBS 예능의 상직적인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고, 강호동은 이 '스타킹'의 상징적인 존재가 돼 가고 있다. '스타킹'과 강호동은 걸음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전국민이 스타가 되는 그날까지.
한편 '스타킹'은 7일 400회 특집을 방송한다. 이번 400회 특집에는 지금까지 출연했던 화제의 일반인 출연자들이 함께 한다. 일명 '스타킹 어워즈' 특집이다. 우슈 신동으로 출연한 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된 이하성 선수, 댄스 신동 나하은, 한국판 머라이어 캐리 소향, 전신마비 로커 김혁건이 출연한다. 슈퍼주니어 이특이 특별 MC로 나서며, 배우 최정윤과 정가은, 개그맨 신봉선, 링컨 등이 패널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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