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과 야구하는 거죠".
비록 홍백전에 불과했지만 설레임 가득한 실전이었다. KIA 돌아온 최희섭(36)은 지난 6일 전지훈련지 일본 오키나와 긴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홍백전에 출전했다. 그는 팀의 실전모드 진입을 알리는 첫 홍백전에 출전을 자청했다. 베테랑은 출전 안해도 무방한 홍백전이었지만 최희섭에게는 각별했던 모양이다.
이날 최희섭은 세 타석에 들어가 외야 뜬공, 볼넷, 그리고 좌전적시타를 날렸고 1루 수비도 했다. 18개월만의 실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배팅이나 몸놀림이 정상적이었다.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지만 최희섭에게는 퍽이나 설레이는 첫 실전이었다.

경기후 방망이 가방을 메고 숙소로 돌아가던 최희섭은 "2013년 8월에 실전을 하고 난 뒤 18개월만이다. 경기를 준비하는데 기분이 좋았고 설레였다. 보통때보다 집중을 많이했다. 그래도 준비를 많이 해서인지 오랜만에 나온 것 같지 않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6회 1사 1,3루에서는 가볍게 밀어쳐 3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득점찬스에서 특유의 가벼운 스윙이었다. 이에대해 "득점 찬스에서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치는 스타일인데 (김기태) 감독님도 그런 생각을 하시더라. 카운트에 따라 가볍게 컨택을 하는 스윙을 했다"고 말했다.
최희섭은 1루수로 빠르고 까다로운 타구를 건져내 1루 커버에 나서는 투수들에 던져 타자 주자를 아웃시키는 등 플레이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그는 "타격보다는 수비도 집중을 많이 했다. 타격은 못할 수는 있다. 그러나 수비는 실수하면 팀의 승패로 연결된다. 실수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뭐든지 시작이 중요하다. 아직 개막까지는 많이 남았다. 첫 실전에서 거둔 수확은 자신감을 갖고 완벽하게 몸을 만들 수 있다는 계기가 되었다"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김기태 감독도 "희섭이가 훈련을 모두 소화하고 있고 베테랑 선수들과 팀 분위기를 잘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최희섭에게 올해의 목표에 대해 물었다. 그는 성적표는 말하지 않았다. 대신 동료들은 이야기 했다. "감독과 코치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경기수가 아니겠는다. 물론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나에게는 동료들과 야구하는 것이 진짜 목표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료들과 함께 야구하는 소중함을 깨달은 실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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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