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한전 도약, 전통 강호 코너 몰리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07 07: 39

프로배구 남자부 판도가 지각 변동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굳건했던 ‘3강’의 아성이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의 상승세가 거센 가운데 오랜 기간 ‘3강’의 귀퉁이를 지켰던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코너에 몰리는 형국이다. 향후 판도가 흥미로워졌다.
5라운드에 돌입, 막바지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는 예상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V-리그 7연패를 이끈 삼성화재(승점 59점)가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OK저축은행(승점 58점), 한국전력(승점 44점)이 나란히 2·3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프로배구 출범 이후 삼성화재와 ‘3강’을 형성했던 대한항공(승점 43점)과 현대캐피탈(승점 37점)은 쉽지 않은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가장 큰 이변을 만들어내고 있는 팀은 역시 OK저축은행이다. 지난 시즌부터 리그에 뛰어든 OK저축은행은 창단 2년차인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확실시된다는 평가다. 1경기를 더 치르기는 했지만 삼성화재에 승점 1점차로 따라붙었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정규시즌 챔피언도 노려볼 수 있다. 한국전력의 상승세도 놀랍다. 5위까지 처지기도 했지만 최근 6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3위까지 올라왔다. 기세가 가팔라 봄배구 꿈도 허황된 것은 아니다.

이에 비해 돌아가며 삼성화재의 챔피언결정전 파트너가 됐던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은 좀처럼 추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2위 OK저축은행을 쫓던 대한항공은 오히려 한국전력의 기세에 밀려 3위 자리를 내줬다. 전통으로 볼 때 삼성화재와 ‘쌍벽’이라고 할 만한 현대캐피탈은 5위까지 처졌다. 11승15패로 승률이 5할도 안 된다. 프로배구 출범 이래 최악 성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물론 아직 승점차가 많이 나지 않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확실해 보이는 가운데 5위 현대캐피탈과 3위 한국전력의 승점차는 7점이다. 1~2경기 결과에 따라 멀찌감치 떨어질 수도, 근소하게 붙어갈 수도 있다. 3·4위 팀 사이의 승점차가 3점 이내일 경우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셈법까지 생각하면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다만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의 돌풍을 잠재울 만한 힘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주포 마이클 산체스가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남은 시즌 일정에 큰 타격을 받을 정도의 부상은 아니지만 신경이 쓰인다. 국내파 선수들의 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도 있다. 외국인 선수가 약한 현대캐피탈은 시즌 내내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케빈 효과가 영 신통치 않고 리시브 라인도 흔들린다. 강점인 센터 라인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두 팀에는 쌓인 경험이 있다. 배구계에서는 “그런 경험이 시즌 막판에는 무시 못할 요소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단 목표는 한국전력이 지키고 있는 3위다. 이들이 차분히 전력을 정비한다면 쫓기는 쪽은 한국전력이 될 수도 있다. 물고 물리는 접전에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레이스를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두 팀이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남은 정규시즌을 바라보는 최대 화두 중 하나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