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에 나서고 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팀의 간판 투수 중 하나인 클리프 리(37)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시 제기됐다. 이번에는 현실화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제이슨 스타크는 7일(한국시간) 관계자의 말을 빌려 “필라델피아가 스프링캠프에서 클리프 리의 트레이드를 시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필라델피아가 리의 트레이드를 희망한다는 이야기는 지난해에도 나왔지만 한동안 잠잠하다 올해 다시 점화된 것이다.
리는 지난해 팔꿈치에 이상이 생겨 13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현재 상태는 거의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링캠프 참여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필라델피아가 리의 트레이드를 희망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팀 리빌딩을 위해 최고액 연봉자인 리를 비워낼 필요가 있다.

2008년 아메리칸리그 다승왕과 평균자책점 1위를 동시에 석권하는 등 최고 투수 중 하나로 이름을 날린 리는 올해 25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내년에는 2750만 달러의 팀 옵션이 걸려 있으며 바이아웃 금액만 해도 1250만 달러에 이른다. 즉 필라델피아는 앞으로 리에게 적어도 3750만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성적을 내야 하는 시기라면 모를까, 리빌딩에 있어서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할 만하다.
리는 2004년 이후 2007년과 지난해를 제외하면 모두 30경기 이상에 나섰다. 체력과 구위, 능력은 이미 검증이 됐다. 이에 필라델피아는 리가 스프링캠프에서 정상적인 몸 상태를 과시하는 것을 오히려 바라고 있다. 그래야 트레이드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리를 원하는 팀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필라델피아가 여전히 리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이유다.
리는 메이저리그 통산 143승의 뛰어난 투수지만 만 37세의 ‘투수’이며 지난해 팔꿈치 부상 경력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액 연봉을 부담하면서까지 데려갈 팀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필라델피아가 연봉보조를 해주는 상황까지 가정하더라도 달려들 팀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지의 분석이다. 이제 30대에 접어든 콜 해멀스와는 상황이 다르다. 리의 거취는 올해도 필라델피아를 둘러싼 화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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