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만 지옥훈련? 우리도 못지않다" 라이벌 구도 격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2.07 10: 30

"지금 외부로는 한화만 지옥훈련 하는 것처럼 나오고 있잖아요. 그런데 훈련량을 따져보면 우리도 결코 적지 않습니다."
이번 스토브리그 최고의 이슈메이커는 단연 한화 이글스다. 전임 김응룡 감독 재계약 포기 뒤 감독선임 과정에서 숱한 이슈를 만들어냈고, 팬들의 힘으로 김성근 감독이 사령탑에 올랐다. 김성근 감독은 비활동기간 훈련금지라는 화두를 야구계에 던졌고, 스프링캠프에서는 지옥훈련으로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자연스럽게 팬들의 관심도 한화에 쏠리고 있다. 자율이 하나의 키워드가 된 2010년대 야구에서 김성근 감독을 앞세운 '지옥훈련'은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확신과 신념없이 하는 지옥훈련은 시간낭비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김성근 감독은 우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데 총력을 기울였고 현재 한화 캠프는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과연 나머지 구단 감독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강해지고 있는 한화에 대한 견제와 김성근 감독 훈련방식에 대한 반대, 그리고 존경 등 다양한 감정이 어우러지고 있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반응은 견제다. 지난 6년 가운데 5번이나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는 좋게 말해서 적이 없었다. 인자무적(仁者無敵:어진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라는 말도 있지만 야구계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말, 한화에 적이 없었던 이유는 성적을 내는 데 크게 위협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강팀은 다른 구단들의 견제에 시달려 적이 많을 수밖에 없다.
감독들 사이에서는 맹훈련을 하고 있는 한화를 견제하는 시선이 우세하다. A 구단 감독은 "한화만 지옥훈련을 하는가. 훈련량은 우리가 더 많다"면서 한화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B 구단 감독은 "아무리 선수들에게 이해를 구한다 해도 지옥훈련이라는 것 자체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저렇게 겨울에 힘을 다 빼면 여름에는 선수들이 힘들 것 같다"는 말도 했다. 그런가하면 C 구단 감독은 "지금 한화 주전선수들 가운데 상당수가 훈련을 중지하거나 귀국하는 것 같은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 한화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감독도 있었다. 작년 김성근 감독 거취가 결정되지 않았던 시기에 한화행을 점치기도 했던 D 구단 감독은 "저렇게 훈련을 시키면 성적은 나오기 마련이다. 한화가 몇 년동안 성적이 안 나오면서 좋은 신인들을 많이 뽑아놔 비축해놓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님이 저렇게까지 훈련을 시키니 성적이 안 나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직 감독들 중 NC 김경문 감독은 김성근 감독과 치열한 라이벌구도를 형성했었다. 포스트시즌에서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에 고배를 마셨던 김경문 감독은 오해를 사고싶지 않은지 최대한 말을 아꼈다. 다만 김경문 감독은 "그 연세에 그 열정은 정말 후배로서 본받을 만하다"고만 말했다.
일본 고치에서 전해지는 한화의 소식에 나머지 구단들도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점점 강해지는 한화와 함께 프로야구 감독간 라이벌구도도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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