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짧은 시간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고 떠나는 선수가 또 있을까.
창원 LG의 대체선수 퀸틴 알렉산더(29, LG)가 일주일 만에 짐을 싸게 됐다. LG는 발목 부상을 당했던 크리스 메시가 정상적인 몸 상태를 되찾음에 따라 6일 외국선수 교체 가승인 신청을 냈다. 지난 1월 31일 전자랜드전부터 투입됐던 알렉산더는 약 일주일 정도만 뛰고 한국무대를 떠나게 됐다.
짧지만 강렬했다. 알렉산더는 2월 2일 SK를 상대로 무지막지한 점프를 이용한 덩크슛을 터트리면서 입소문을 탔다. 알렉산더는 대학시절 농구대까지 부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탄력의 소유자다. KBS 스포츠뉴스에서 자유투라인 한발자국 앞에서 덩크슛 하는 알렉산더의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알렉산더는 단시간에 단연 화제의 인물이 됐다. 창원 팬들도 알렉산더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소문대로였다. 알렉산더는 6일 동부전에서 홈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길게 땋은 레게머리가 마치 NBA 스타 케네스 퍼리드(26, 덴버 너게츠)를 연상시켰다. 얼마나 기대가 컸으면 그가 코트에 서기만 해도 팬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덩크 한 번 보여줘’라는 기대감이었다. 예상과 달리 LG가 2쿼터부터 일방적으로 밀리면서 알렉산더의 기회는 적었다. 마침내 데이본 제퍼슨과 교대한 알렉산더는 엄청난 탄력을 이용한 리버스 레이업슛으로 시동을 걸었다.
경기가 동부의 승리로 굳어지자 김진 감독은 4쿼터 알렉산더를 넣었다. 승패는 이미 가려진 상황. 이 때 알렉산더는 호쾌한 덩크슛 두 방으로 단번에 분위기를 제압했다. 워낙 점프가 좋아 팔꿈치가 림에 닿을 정도였다. 연승이 좌절돼 실망했던 창원 팬들도 ‘와 점마 점프 봐라!’며 탄성을 내질렀다.
경기 후 덩크슛 대회 2연패에 빛나는 앤서니 리처드슨은 “내가 봐도 알렉산더가 덩크슛 대회에 나왔으면 무조건 우승했을 것이다. 나와는 점프가 차원이 다르더라. 우리 와이프도 나보다 덩크슛을 훨씬 잘한다고 했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LG 관계자는 “알렉산더가 메시가 없는 공백을 잘 메워줬다. 이렇게 단시간에 화제가 된 선수도 또 없었던 것 같다. 팬들이 져서 실망했을 텐데 덩크슛으로 눈요기라도 보여줘서 다행이다. 6강 싸움과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이제 메시로 맞춰서 가야하는 상황”이라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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