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일색’ SK 박규민, 강화도 최고 화제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07 10: 30

“작년의 공이 아니다. 앞으로 SK를 이끌어 나갈 선수다”
강화 드림파크에서 SK 퓨처스팀 및 루키팀을 이끌고 있는 조웅천 SK 퓨처스팀 투수코치와 김경태 루키팀 코치는 약속이라도 한 듯 한 목소리로 극찬했다. 성장세가 가장 도드라진다는 칭찬 일색이었다. 두 코치의 칭찬이 향한 선수는 2년차를 맞이하는 SK의 오른손 투수 박규민(20)이다. 조웅천 코치는 “장차 팀의 주축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투수다. 정말 열심히 한다. 운동을 재밌어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두 코치의 이야기를 전하자 정작 당사자는 깜짝 놀란다. 박규민은 “코치님들이 좋게 평가해주시는 것일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그러나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얼굴 표정, 그리고 목소리까지 숨기지는 못한다. 투수로서, 그리고 프로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하고 있는 좋은 증거다. 달라진 마음 자세와 강해진 몸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는 박규민에 대한 기대치가 헛된 것이 아리나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일 수도 있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한 박규민은 2014년 신인지명회의에서 SK의 2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 투수다. 고교 시절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로 호평을 받았다. SK가 들이는 공도 지극했다. 입단하자마자 교육리그에 다녀왔고 마무리훈련과 2014년 전지훈련까지 모두 소화했다. 같은 해 입단한 이건욱(20)과 함께 장차 SK를 이끌어나갈 우완 에이스감으로 뽑혔다. 하지만 지난해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얼굴은 어두워졌다.
근본적인 원인은 부상이었다. 지난해 계속 옆구리 통증을 달고 살았다. 박규민은 “투구폼 교정에 들어갔는데 들쭉날쭉했다. 좋아지다가도 밸런스가 깨지는 일이 반복됐다. 그리고 조금 궤도에 오를 만하면 옆구리가 아팠다. 아프니까 구속도 떨어지고, 밸런스도 깨지고, 제구도 흔들렸다. 그러다보니 의욕도 떨어졌다”라고 떠올렸다. 악재가 겹친 탓에 지난해에는 퓨처스리그 8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4.57에 그쳤다. 1군 진입은 머나먼 일이었다.
그러나 옆구리 통증에서 완벽하게 회복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힘찬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김경태 코치는 “지난해 퓨처스팀과 루키팀에서 보던 공이 아니다”라며 성장세를 놀라워했다. 단순히 구속의 문제가 아닌, 각과 공 끝에 예리해졌다는 설명이다. 조 코치의 증언은 좀 더 구체적이다. 조 코치는 “열심히 하는 선수라 정이 많이 간다. 뜻대로 되다보니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작년에 비해 폼이 굉장히 안정적으로 변했다. 이런 선수가 크는 것은 한 순간”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경험에서 한 단계 성숙해진 박규민이다. 고교 때는 최고 선수 중 하나였지만 프로의 벽은 높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은 겸손하게 도전 중이다. 욕심을 버리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는다는 각오다. 박규민은 “프로가 다르기는 하다. 욕심을 부리다 지난해 다쳤다. 페이스는 올라오고 있지만 올해는 욕심을 버렸다”라면서도 “고교 때는 직구와 커브만 던졌고 슬라이더는 간간히 섞는 수준이었다. 지금은 조웅천 코치님께 체인지업을 배우고 있다”고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올해 목표는 1군 진입이다. 2군에 있는 선수들의 당면과제이기도 하다. 비록 1군 전지훈련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꿈을 버리지는 않는다. 오는 12일 시작될 전지훈련에 참여해 본격적으로 예열에 들어간다는 각오다. 박규민은 “코치님들, 선배님들에게 궁금한 점은 항상 물어보고 있다. 물론 1군에 가면 좋겠지만 우선 2군에서 많이 던지는 것이 목표다. 2군에서 잘하다보면 1군에서 불러주지 않겠나”라며 소박하고도 원대한 목표를 드러냈다. 생각은 사람을 바꾼다. 생각이 달라진 박규민이 SK의 미래로 쑥쑥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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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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