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왜 어촌편이 더 재밌을까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2.07 11: 58

이상하다. 삼시세끼를 직접 해먹으라는 똑같은 포맷인데, 농촌편과 어촌편의 재미가 꽤 다르다.
tvN '삼시세끼' 농촌편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어촌편의 인기는 좀 더 핫하다. 농촌편이 다소 느긋하게 진행되는 반면 어촌편은 보다 더 적극적인 출연자들과 그들 덕분에 탄생한 다양한 볼거리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진행된다.
장근석을 덜어내느라 진행 속도가 더 빨라지고, 출연자들의 얼굴을 잔뜩 클로즈업한 장면이 반복되지만, 캐릭터 강한 멤버들의 조화와 두눈 휘둥그레해지는 볼거리로 농촌편보다 오히려 더 흥미진진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 이보다 적극적일 수 없다
농촌편의 이서진이 툴툴대면서도 할일 다 하는 스타일이라면, 차승원은 제작진의 개입이 전혀 필요없는 솔선수범형이다. 적극적인 사람이 만들어내는 상황과 그림은 당연히 더 다이내믹하다.
차승원은 마치 수년간 살림만 도맡아해온 사람처럼 대충 손대중으로 양념을 척척 만들고, 부엌을 윤기나게 닦아낸다. 홍합밥부터 우럭 탕수까지 그 어떤 요리 앞에서도 망설임이 없고, 밀가루 반죽을 찌려다 찜기가 말썽이면 곧바로 튀김으로 바꾸는 임기응변까지 탁월하다. 그는 제작진이 '가장 어려운' 미션으로 준비한 어묵탕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유해진과 손호준이 자리를 뜨면 설거지와 부엌 정리를 한번에 해내는 모습은 부지런한 남편상으로 인기도 최고다.
그런 그이기에, 매사 잔소리하고 성격 급한 모습도 사랑스럽다. 차승원의 구박을 당연시하면서 그의 기대를 충족하려 노력하는 유해진의 노력도 매우 적극적. 수시로 바다에 던져둔 통발을 확인하고, 나무를 쓱싹 썰어 이런 저런 기구를 만드는 그의 모습은 독보적인 실력을 선보이는 차승원의 분량에 뒤지지 않는다. 카메라는 두 사람이 만들어낸 다양한 요리와 각종 기구들만 담아내도 볼거리가 꽤 충분하다.
# 생명력 넘치는 해양생물들
생선을 잡는 과정은 수수를 베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다. 통발을 확인할 때마다 이번엔 뭐가 잡혔을까 기대하는 심리와 낚시대에 걸려 올라오는 생선의 파닥파닥 생명력을 보는 건 '삼시세끼' 어촌편의 백미.
도시에서 잘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생물들이 나타나고 이에 대한 설명이 덧붙여져 재미가 배가된다. 군소를 삶아 먹으려고 했더니 크기가 절반 이하로 확 줄었거나, 돌에 붙은 김을 긁어내서 말려 우리가 흔히 먹는 김을 만드는 장면은 그 자체로도 흥미롭다. 장어를 곧잘 손질하고, 회뜨기 실력까지 선보이는 차승원과 환상적인 궁합. 어떤 '재료'가 나타나도 다양한 요리로 재탄생하니 볼거리의 연속, 또 연속이다.
# 차승원-유해진의 부부 케미
동갑내기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일반 부부들의 모습에 대입시킨 관계의 정리도 흥미롭다. 부엌일에 재능을 보이면서 매사 잔소리를 하는 차승원과 묵묵히 고기를 잡고 허드렛일을 맡아서 하는 유해진의 티격태격은 권력의 쏠림 현상 없이 기분 좋은 긴장감을 유지한다. 여기에 그 어느 관계에 던져놔도 최하위 계급을 자처하며 강력한 호감을 유발하는 손호준이 더해져 균형이 맞춰졌다.
서로 밉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면서도, 차승원은 유해진이 좋아하는 콩자반을 하고 유해진은 설거지를 대신하는 모습도 훈훈하다. 또 일 잘하는 손호준을 향해 가지말라고 재차 당부하는 두 사람의 모습도 정이 많아보인다.
이들 출연자들 못지 않은 식탐을 자랑하는 강아지 산체의 애교와 먹방도 채널을 돌리기 힘든 매력 요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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