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슬렁어슬렁 집안을 돌아다니거나 바닥에 드러누워 조카들과 시간을 보낸다. 누나와 매형의 싸움을 지켜보며 이를 말리기도 하고, 동네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즐거워하기도 한다. 아이돌 조카를 쥐어박은(?)일로 한 차례 후폭풍을 겪기도 했지만 KBS 2TV ‘용감한 가족’의 박명수는 가식 없이 편안한 삼촌, 그대로의 모습이다.
지난 6일 방송된 ‘용감한 가족’에서는 여전히 ‘초리얼’한 모습으로 캄보디아 톤레사프 호숫가 수상 가옥에서 생활하는 이문식, 심혜진, 씨엔블루 민혁, AOA 설현, 박명수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막내 설현의 눈물 사건을 마무리 지은 가족들은 또 다시 갈등 모드에 들어갔다. 생선을 좋아하는 설현을 위해 자신의 안마기를 팔아 생선을 구입하고 하루 종일 생선 요리를 만든 엄마 심혜진이 부재한 사이, 가족들은 이미 최정원이 끓인 라면으로 배를 채운 상태였다. 이에 속상해 하는 심혜진 앞에서 이문식은 갑자기 고기를 잡으러 가겠다고 말해 갈등이 크게 점화됐다.

이후 심혜진은 이문식이 돌아오자 돈을 집어던지며 "이제부터 각자 식량을 구해서 먹자"고 화를 냈다. 심각한 상황을 감지한 박명수와 민혁은 두 사람의 중재에 나섰다. 특히 "이문식도, 심혜진도 이해가 간다"고 말하는 박명수는 삼촌이라는 위치로 인해 더욱 난감해 하며 두 사람을 중재하려고 했다. 결국 고민하던 이문식은 먼저 사과를 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설현의 생일파티 사건이 끝난 후 가족들은 모처럼 화목한 시간을 가졌다. 박명수는 코코넛 밀크를 넣은 매운탕에 "태국 음식 똠양꿍 맛이 난다"고 좋아했다. 하지만 밥과 국만 있는 식단에 "이러니 금방 배가 꺼지지. 소시지 없냐"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에 최정원은 "어린이 입맛이다"고 놀리기도 했다.
박명수는 '용감한 가족' 중 유일한 예능인이다. 배우, 아이돌 가수 등으로 구성돼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유일하게 예능 프로그램에 익숙한 인물인 동시에 그 중에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리얼예능'에서 뼈가 굵은 멤버다. 이는 억지스러운 웃음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자신이 가진 고유의 캐릭터로 웃음을 유발하는 데 익숙하다는 의미다. 때문에 그는 역할에 몰입한 다른 가족들과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보이면서도 '무한도전' 등의 예능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었던 우스꽝스럽고 거친(?) 캐릭터로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앞서 ‘용감한 가족’ 프로듀서를 맡은 김광수 PD는 “남남이었던 연예인들이 모여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소통과 공감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그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위해 연출의 개입을 최대한으로 자제했다. 낯선 이국땅에서 가족과 이웃, 소소한 행복의 의미를 되새기기 시작하는 이들의 모습은 진한 감동과 함께 편안한 즐거움을 선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연출자의 개입이 많지 않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박명수는 자칫, 다큐멘터리처럼 흘러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재밌게 살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무조건 열심히 하기보다 껄렁껄렁한 삼촌 캐릭터에 맞게 캄보디아의 생활을 즐기는 박명수의 모습은 웃음을 준다. 비록 그는 방송에서 "나는 예능에 잔뼈가 굵지만 이런 예능은 처음이다. 무슨 제작진이 간섭이 없어. 이렇게 그냥 살라는 건지..."라고 혀를 내둘렀지만, 그로 인해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예능인 박명수의 장점은 십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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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가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