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도', 갑에게 억눌린 워킹푸어에게 고함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2.08 07: 32

MBC '무한도전'이 갑의 횡포를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추격전마다 사회문제를 녹여서 큰 반향을 일으킨 '무한도전'이 지난 7일 방송된 '끝까지 간다' 편에서는 갑의 횡포와 워킹 푸어 문제를 빗대서 눈길을 끌었다.
게임은 MBC가 갑을 자처하고, 멤버들과 불공정계약을 맺은 후 일을 해도해도 빚더미에 앉게 되는 악순환을 겪게 만들었다.

게임의 룰은 상자를 열 때마다 상금을 얻는다는 것. 한시간에 한번씩 상자를 열 수 있는데 그때마다 100만원씩 오른 상금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그 상금이 다른 출연자들의 출연료에서 각출된다는 것. 상자를 열 때마다 이전에 쌓은 상금은 없어지는 반면, 출연료에서 각출되는 돈은 그대로 누적되게 돼있어 버는 돈보다 내는 돈이 훨씬 많은 구조로 짜여졌다.
멤버들은 뛰면 뛸수록 빚이 늘어나는 구조에 큰 불만을 가졌으나, 상자를 뺏기 위해 무작정 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추격전에서 독보적인 사기꾼 활약을 해온 노홍철이 빠졌지만, 추격전 자체는 여전히 흥미로웠다. 박명수-유재석의 동맹이 깨질듯 깨지지 않고 이어졌으며 하하가 추격에 두각을 나타내며 박진감을 높였다.
첫번째 포인트는 정준하가 인사동에서 박명수와 유재석을 간신히 빼돌리고 상자를 든 채 택시를 타려했을 때. 택시를 대기시켜놓고 타기만 하면 되는 순간에 유재석이 딱 나타났다. 기가 막힌 타이밍. 결국 정준하는 박명수와 유재석을 태운 채 택시를 출발시켜야 했다.
두번째 포인트는 하하가 상자를 들고 지하철을 탔다가 유재석과 박명수를 만났을 때. 명동역에서 환승하려던 하하는 유재석과 박명수를 딱 맞닥뜨리고 말았는데, 하하는 함께 지하철을 타는 척 하다가 문이 닫히기 전에 도주를 시도, 손에 땀나는 추격전을 연출했다. 결국 카메라맨이 모두 내리지 못해 상자를 들고 튄 박명수의 마이크가 한동안 무음 처리 되고, 하하와 유재석은 휴대폰 영상으로 촬영해야 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세번째 포인트는 박명수가 대학로 와플가게 밑에 상자를 숨긴 후 연출됐다. 박명수가 동맹을 맺은 유재석에게 상자를 숨긴 곳을 알려줬으나 박명수의 부탁을 받았던 와플 가게 사장님은 유재석에게 절대 상자를 내주지 않으며 웃음을 자아냈다. 박명수가 나타나자, 곧바로 상자를 꺼내주는 사장님의 '의리'는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 덕분에 따라붙은 하하는 두 사람을 맹추격하며 1편을 마무리했다.
이렇게 불꽃튀게 경쟁을 펼쳐도 상당수는 적지 않은 돈을 내야 하는 구조. 실제 돈이 차감된다는 문자메시지는 멤버들을 더 불타오르게 했지만, 그렇게 불타오르는 경쟁 후에도 결국 빚만 남는다는 점에서 이 추격전은 웃음이나 스릴,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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