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전 특화 예능인 노홍철 없이도 '무한도전'은 건재했다. 아니, 오히려 더 꿀재미를 만들어낸 새해 첫 추격전이었다.
7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끝까지 간다' 특집으로 꾸며졌다. '끝까지 간다'는 여러 겹으로 이루어져 있는 의문의 상자를 열 때마다 상금의 액수가 상승, 원하는 만큼 상자를 열어 상금을 획득할 수 있는 상자 쟁탈 추격전. 멤버들은 상자 하나를 두고 서울 전역을 누비며 오랜만에 '화끈한' 추격전을 펼쳤다.
이번 '끝까지 간다' 특집이 특히 주목받은 것은 노홍철의 하차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추격전이었기 때문. 노홍철은 매번 추격전에서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기꾼 캐릭터는 서로를 속고 속여야 하는 콘셉트에 잘 들어맞았고, 기동성 또한 좋아 추격전 맞춤 멤버나 마찬가지였다. 노홍철이 정준하를 속이거나, 노홍철의 사기 행각에 속지 않으려는 멤버들의 분투가 주요 관전 포인트이기도 했다.

그런 노홍철이 하차한 후, '끝까지 간다'는 '무한도전'의 첫 추격전이었다. 주인공이 사라진 무대에서 과연 누가 주인공이 될까, 혹은 무늬만 추격전이 될까에 관심이 모였다. 결과는? 우려는 기우였다.
어떤 한 사람이 주도가 돼 이끌어간다기 보다는 사이 좋게 배턴을 넘겨받는 식이었다. 처음엔 정준하, 그리고 유재석과 박명수가 주도권을 잡았다. 잠시 하하가 상자의 주인이 되며 긴장감을 자아내더니, 또 다시 유재석과 박명수에게 기회가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더욱 큰 재미가 만들어졌다. 속이는 것 보다 상자를 빼앗고 빼앗기는 것에 더 방점이 찍혔지만,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또한 이처럼 모든 멤버들에게 골고루 스포트라이트가 가다보니 멤버들에 집중하기보다는 예상치못한 돌발 상황들이 재미의 주 요소가 됐다. 박명수가 스태프 없이 도망을 가다 혁신적인 '음소거 방송'을 한다던가, 와플집 사장님의 예상치 못한 '충성심'으로 유재석-박명수 연합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던가 하는 식이었다.
'무한도전'은 노홍철의 하차 이후 위기를 맞는 듯했다. 노홍철은 그만큼 '무한도전' 내에서 큰 존재감을 지니고 있었는데, 특히 이날 방송과 같은 추격전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은 노홍철의 빈자리를 티나지 않게 메꿨다. '그 녀석'으로 통칭되는 노홍철의 존재는 오히려 웃음 소재로 사용됐고, 그의 빈자리에 주눅들기 보다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날 '끝까지 간다'도 '무한도전'의 정면돌파 정신이 묻어나는 특집이었다. 무려 9년동안 추격전의 주인공이었던 노홍철은 없었지만, 제작진과 멤버들은 새로운 규칙과 스토리로 그가 있을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만들어냈다.
mewolong@osen.co.kr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