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대회 스타킹’이 400회를 끌고 올 수 있었던 것은 MC 강호동의 역할이 컸다. 시청자들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시청자 친화형 방송인인 강호동의 힘이 넘치면서도 친근한 진행이 400회를 버틴 원동력 중 하나였다.
SBS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 지난 7일 대망의 400회를 맞았다. 2007년 1월 13일 첫 방송 이후 햇수로 9년, 무려 400회를 방송한 이 프로그램은 대표적인 시청자 참여 예능프로그램이다. 한 달에도 몇 개씩 프로그램들이 폐지되는 빠른 흐름의 방송가에서 톱스타가 나오지 않는 이 프로그램이 10년 가까이 사랑을 받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일 터다. 뛰어난 재주를 가지거나 피땀 어린 노력 끝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우리 주변의 이웃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며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강호동은 활동을 중단했던 1년여의 시간을 제외하고 이 프로그램을 쭉 이끌었다. 신기한 장기를 가진 어린 출연자가 나오면 무릎을 꿇어 키를 맞춘다. 100세를 넘긴 장수 할아버지가 호통을 치면 한없이 움츠려드는 모습으로 존경의 표시를 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려움 속에 판소리 재능을 가꾼 출연자의 한이 서린 열창에 눈물을 짓기도 한다. 대단한 능력을 가진 출연자를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스스로 굴욕을 자처하며 흥미를 높인다. 자신의 거대한 몸짓을 희화화해서 웃음을 형성하거나, 무식을 강조해 재미를 만들며 친근하게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시청자들의 장기와 감동어린 이야기가 돋보인 것은 강호동의 진행이 한 몫을 했다. 사실 강호동이 ‘스타킹’이라는 프로그램을 400회 동안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시청자들에게 언제나 친숙하게 다가가면서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 누구나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게 스스로를 낮추는 진행을 통해 꿈과 희망이 공존하는 ‘스타킹’ 무대를 더욱 반짝이게 만들었다.
7일 방송된 400회 특집 역시 그의 활기차면서도 편안한 진행이 돋보였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을 통해 화제를 일으킨 이들이 재출연한 가운데, 그는 안방극장을 흡입하는 진행을 뽐냈다. 강호동은 추억을 향유하는 동시에 과거 출연자들을 반갑게 맞으며 400회 자축의 시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댄스 신동 나하은에게 유희열과 자신 중 누가 좋으냐고 물어보며 스스로 굴욕을 당했고, 전신마비 로커인 김혁권을 배려하며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데 일조했다. 그가 ‘스타킹’이라는 장수 예능을 이끈 저력이 400회 특집 방송에 축약됐다.
한편 ‘스타킹’은 400회 특집 방송에서 우슈 신동으로 출연한 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된 이하성, 놀라운 유연성을 보여주는 ‘거미 여인’ 질라타, ‘연체 비보이’ 김종완, 댄스 신동 나하은, 꾕과리 신동 김도현, 한국의 머라이어 캐리 소향, 전신마비 로커 김혁건이 출연했다.
‘스타킹’에 출연해 화제에 올랐던 이들인만큼 무대는 화려했고 신기함이 넘쳤다. 오랜 만에 만나 반가움이 있었고, 축제의 자리인만큼 좀 더 풍성한 즐거움이 있었다. 유연한 신체 구조 자랑부터 댄스, 국악 한마당 등 다채로운 공연이 쏟아졌다. 마치 종합 선물세트와 같았다. 400회 자축의 시간도 장기와 감동적인 이야기를 가진 시청자와 함께 하며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지난 9년간 안방극장을 지킬 수 있었는지를 직접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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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