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더 좋은 선수가 돼서 K리그에 돌아가겠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2.07 21: 54

경기장 내 전광판에 13번 이승희가 소개되자 팬들의 환호가 뒤를 따랐다. 낯선 언어로 소개된 낯선 공간 속의 한국인 선수는 이질적이었다. 하지만 이미 그는 팀의 중심이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뛰어다녔다.
올 시즌 태국 프로축구 수판부리FC로 이적하며 새로운 무대를 접하게 된 이승희(27)는 6일(한국시간) 태국 수판부리에 위치한 홈구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부산과 경기에 출전했다. 전후반 90분 동안 실전경기처럼 진행된 이날 연습경기에 이승희는 공수를 조율하는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풀타임을 뛰었다.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난 후 이승희는 윤성효 감독에게 달려가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부산 선수들과도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눠가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이승희는 "오랜만에 같이 축구하던 친구들을 보니까 반갑다"며 웃었다. 쉽지 않은 태국생활을 홀로 견디고 있는 그에게 K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선후배 동료들과의 만남은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승희는 지난달 중순 수판부리로 이적했다. 과거 K리그에서 포항을 이끌고 준수한 업적을 남겼던 파리아스 감독이 올시즌 지휘봉을 잡은 팀이다. 전 소속팀인 전남이 이승희를 이적시키길 원하고 있었고, 수판부리에 부임한 파리아스 감독은 한국 선수들에게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급하게 팀을 구해야했던 이승희는 그에게 손을 내민 수판부리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태국에서는 이적료를 주고 선수를 영입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더라. 전남에 이적료를 줘가면서 나를 영입해준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파리아스 감독이 "전남에서 하던대로 하면 된다"며 믿음을 주고 있는 것도 큰 힘이다. 그는 "태국 선수들은 감독의 지시사항이나 훈련내용을 잘 못따라가거나 힘들면 포기하는 성향이 있다. 한국선수들은 지시사항을 어떻게든 해내려고 노력하는데 그런 면에서 한국선수를 높게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태국의 생활환경에 서서히 적응해가고 있다. 수판부리 구단은 한국어와 영어과 가능한 통역을 고용해 이승희를 돕고 있다. 이승희도 영어를 배우는 등 해외적응에 필수적인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투자를 많이 하는 팀이라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은 좋은 편이다. 외국인 선수에게도 지원을 잘해줘서 어려움없이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 그만큼 K리그로 돌아가고 마음도 큰 것이 사실이다. 그는 "K리그가 더 좋다. 연봉을 줄여서 K리그 챌린지 팀에서 뛰더라도 국내에 남고 싶은 마음이었다"면서 "하지만 여건상 태국으로 이적한 지금은 여기서 출전기회 많이 얻으면서 기량을 키우고 더 좋은 선수가 되어서 돌아가겠다는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곳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K리그 복귀의 길도 열리지 않을까. 내가 열심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doly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